너무 지나친 기대는 경계남북정상회담에서 이뤄진 5개항의 합의는 평화 통일을 위한 진일보된 성과로 평가한다. 이같은 원칙 합의가 일과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실천되기를 바란다.
과거의 남북대화를 돌아보면 1972년에 7·4 공동성명이 있었으나 1년반만에 중단됐고,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가 만들어졌으나 오래가지 않아 유명무실하게 됐다. 이번 정상회담 이후에는 성과가 단절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정상들간의 합의가 실무선에서 더욱 구체화해야 할 것이다.
정상회담이 정례화할 수 있을 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가능성은 반반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이뤄진다는 보장은 없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대신 서울을 방문할 수도 있고 양측 특사들이 남과 북을 오고갈 수도 있다.
통일문제에선 원론적인 합의가 이뤄질 것이고 경제협력 분야가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부분이다. 나머지 부분에서도 원칙적인 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부문별로 구체적으로 실무 협의를 해가야 할 것이다. 실무적으로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어제 북측이 너무 열렬하게 환영하면서 분위기가 고조됐기 때문에 오늘의 합의는 자잘한 성과로 비쳐질 수도 있다. 너무 지나치게 기대를 가질 필요는 없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자신은 ‘은둔 생활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그가 서방 세계에 노출되기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김위원장은 많은 준비를 한 것 같은데 이번 기회에 은둔생활을 벗어나 국제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것 같다. 김위원장의 북한 내부 기반 강화는 이미 이뤄졌으며 김위원장은 이번에 이를 보여준 것에 불과하다.
이번 합의 사항에 대해 보수주의자들도 과히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노련한 정치인이다. 김대통령은 회담에서 작은 양보를 하더라도 중대한 국가 이익이나 안보에 문제가 되는 양보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함택영(咸澤英)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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