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3-2 역전승…독일·루마니아는 비겨포르투갈이 우승후보 잉글랜드에 역전승을 거두는 파란을 일으켰다. 지난 대회 우승팀 독일은 복병 루마니아와 무승부를 기록, 8강 진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포르투갈은 13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벤 필립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0) 예선 A조 첫 경기에서 전반 2골을 먼저 내주고도 루이스 피구, 조아우 핀투, 누누 고메스의 연속골로 잉글랜드를 3-2로 제압했다.
잉글랜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미드필더 데이비드 베컴의 정확한 크로스 패스를 전반 3분과 18분 스콜스, 맥마나만이 잇따라 골로 연결시켜 쉽게 첫 승을 얻는 듯 했다. 그러나 너무 순조로운 시작이 잉글랜드에겐 오히려 화근이 됐다.
포르투갈은 잉글랜드의 압박수비가 느슨해진 틈을 타 바르셀로나의 슈퍼스타 피구가 전반 22분 30m짜리 중거리슛을 성공시킨데 이어 전반 37분에는 루이 코스타의 센터링을 핀투가 다이빙 헤딩슛,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포르투갈의 저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13분 고메스가 스루패스를 받아 상대 골문을 돌파, 골키퍼 데이빗 시먼의 키를 살짝 넘기는 오른발슛으로 역전 결승골을 뽑아내 멋진 명승부를 연출했다.
영원한 축구강국이지만 아직 이 대회에서 한번도 우승하지 못한 잉글랜드는 또다시 예선 탈락을 할 위기에 빠졌다.
벨기에 리에주 스클레신스타디움에서 열린 같은 조 독일과 루마니아의 경기에서는 독일이 전반 5분 루마니아의 몰도반에게 선취골을 내준 뒤 전반 28분 메메트 숄의 동점골로 1-1로 간신히 비겼다.
주전들의 고령화로‘녹슨 전차군단’이라는 평가를 받고있는 독일은 걱정대로 비어호프, 마테우스, 헤슬러와 같은 노장들의 체력이 후반들어 급격하게 저하, 무기력한 경기를 보였다.
이준택기자
* 포르투갈 코스타 송곳패스 동점·역전골 연출
포르투갈의 루이 코스타(28·이탈리아 피오렌티나·사진)와 잉글랜드의 우상 데이비드 베캄(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세계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놓고 벌인 이들의 자존심 싸움은 일단 코스타의 승리로 끝났다. 13일 잉글랜드에 기적같은 3-2 역전승을 거둔 포르투갈의 공격은 대부분 코스타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먼저 기선을 잡은 쪽은 베캄. 베캄은 전반 3분 자로 잰듯한 크로스 패스를 올려 첫골을 뒷받침했다. 전반 내내 잉글랜드의 공격을 이끌며 코스타를 능가하는 듯 했다.
그러나 후반전은 코스타의 완승이었다. 코스타는 자신의 전담 마크맨을 따돌리고 송곳 패스로 잉글랜드 문전을 위협했다. 포르투갈의 동점골과 역전골은 모두 코스타가 연출했다. 동점골은 직접 어시스트, 세번째 골은 수비수 4명을 지나치는 환상적인 패스에서 나왔다.
코스타는 유럽의 5대 공격형 미드필더로 꼽히는 천재. 스피드와 리더십까지 갖췄다. 유로2000 예선에서 6골을 기록, 골감각도 뛰어나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입력시간 2000/06/13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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