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예상을 깨고 김대중 대통령을 순안공항에서 직접 영접하는 등 파격적인 예우를 해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었다.남북한 정상의 역사적 첫 상봉은 파격의 연속이었다.
순안공항 영접, 순안_평양 차량동승, 연도 시민환영 행사, 백화원 영빈관에서의 환담에 이르기까지 김위원장은 최대한의 예우를 갖춰 분단 55년만에 평양을 찾은 김대중 대통령을 맞았다.
국가원수의 공항영접은 통상 국가대 국가의 의전에서는 예를 찾기 힘들뿐더러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특수 동맹관계에 있는 국가원수의 방문때에만 한정된 의전이다.
북측은 그동안 남측 선발대가 의전 일정을 꼼꼼히 챙기자 “이왕 하는 것이니 통크게 하자. 우리에게 맡겨 달라”고 만 말해왔다.
북한의 경우 김일성 주석이 1980년초 몽골 대통령을 순안공항에서 직접 마중한 일은 있지만 김주석 사망후 김위원장이 직접 공항영접을 한 전례는 없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위원장이 순안공항에서 백화원 영빈관까지 김대통령과 차량에 동승한 것은 정상회담의 의전사에서 전례를 찾아 보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 “김위원장이 통상적인 정상회담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극적인 의전을 총동원, 민족간 만남의 의미를 강조하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김위원장은 김대통령을 위해 의장대 사열·분열 등 의장행사까지 마련, 묵시적으로 ‘특수관계’로 인정돼온 남북 관계를 국가대 국가 관계로 규정하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의전관계자들은 “공항 의장행사는 국가 원수나 원수급에 준하는 VIP들을 최고 예우로 대접한다는 의미”라며 “북한이 김대통령을 남한의 국가원수로 인정하고 최고의 예우를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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