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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곳에선/"새만금간척 하라" "마라" 客들만 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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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곳에선/"새만금간척 하라" "마라" 客들만 요란

입력
2000.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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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냐 개발이냐. 여의도 120배 크기의 면적으로 간척이 이루어져 우리나라의 지도를 바꾸어 놓을 새만금 간척종합개발사업. 이 사업을 놓고 정부와 환경단체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역경제는 물론 나라 경제를 위해 마땅이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무엇보다 중요한 환경을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공사를 중단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하지만 어느 누구도 바른 선택의 정답을 내놓기 어려운 기로에 서있는 새만금 사업에 정작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갖고있는 전북 부안군민들의 분위기는 냉랭하기만 하다. 링안의 선수인 부안군민들은 그저 구경만 하고 있는 데 링밖의 사람들이 혈전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부안군민들이 이렇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우선 잘못 나섰다가는 개발에 찬성하는 군민들로부터든 보존을 주장하는 군민들로부터든‘역적’으로 몰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때문이다.

군민들은 새만금 사업을 지켜보면서 15년전 변산반도의 국립공원 승격운동 당시를 떠올린다. 변산반도를 이 운동을 한창 벌일 때만 해도 군민들은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부안군이 훌륭한 관광단지로 변모해 자신들에게도 경제적 이익이 돌아올 줄만 알았다. 그러나 오히려 국립공원 지정이라는 것이 내땅도 내 마음대로 못하는, 내 발목에 족쇄를 채워버린 꼴이 되어버렸다. 부안군의 40%가 국립공원 구역이라는 개발제한에 묶여 번듯한 숙박시설 하나 없고 지금도 집들이 1950∼60년대의 영화 세트장처럼 변함이 없다. 따라서 15년전 당시 지역개발을 위해 국립공원 승격운동에 앞장섰던 많은 사람들이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낙후 부안’을 만들었다는 원망을 듣고 있다. 새만금사업이 어떻게 끝나든 10여년후에 이같은 원성이 없으란 법이 없다.

새만금에 대해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쪽은 역시 군민들일 것이다. 다만 표현을 못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당국이나 환경단체나 지역주민의 의견을 들으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한 주민은 “우리는 생각을 말할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사후통보만 접하고 있다”며“개별적 의견제시는 전혀 반영이 되지 않는 상황이 반복돼 패배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국립공원 승격운동을 이끌었던 한 주민은 “그때의 실패를 거울삼아 지역민의 의견을 하나로 모은 후 이를 적극적으로 제기할 지역단체를 결성할 필요가 있다”며 “그래야만 결과가 어떤 식으로 나오든 지역 공동체에 돌아오는 상처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기 전북 부안서림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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