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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참맛을 알려면 "속을 보라"

입력
2000.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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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시네마 천국' 16일 300회편협성, 가벼움 등은 요즘 문화를 관통하는 대표적인 속성들이다. 특히 영상문화에 이러한 속성들은 지배적으로 드러난다.

하지만 이런 것에 반기를 든 방송 프로그램이 있다. 16일로 방송 300회를 맞게될 EBS ‘시네마 천국’(금요일 오후 10시).

TV속 영화학교라는 별칭으로 불리워질만큼 ‘시네마 천국’은 영화 마니아 뿐만아니라 시청자에게 다양한 영화와 관련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창구 역할을 해내고 있다.

오락성이 강조된 SBS ‘접속 무비 월드’나 MBC ‘출발 비디오 여행’등 다른 방송사의 영화 관련 프로그램과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시네마 천국’이 첫 선을 보인 것은 영상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한 1994년 3월. 겉핥기식 영화정보 프로그램을 지양하고 새롭고 심도있는 영화읽기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기획 의도였다.

초창기 홍창욱 PD, 김홍준 영상원교수, 영화비평가 정성일씨가 제작에 참여해 당시 관객들이 볼 수 없었던 유럽·아시아 영화, 그리고 예술영화 등을 소개해 할리우드에 편중된 관객들의 문화편식증을 개선했다.

1995년 ‘영화 100년, 영화감독 100인 시리즈’, 지난해 방영한 ‘20세기 작가 시리즈’ ‘한국영화 작가 시리즈’등 다양한 시리즈 역시 깊이있는 영화지식을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시네마천국’의 빼놓을 수 없는 성과는 일반인들은 존재조차 모르던 한국 단편영화의 위상을 알리며 발전의 길을 모색한 것. 1995년 3월 육상효감독의 ‘슬픈 열대’를 시작으로 4년 6개월동안 단편영화를 소개하면서 한국 단편영화의 토양을 다져왔다.

‘시네마천국 동호회’400여 회원들의 열렬한 지원 활동도 이 프로그램 성공의 원동력.

지난 5년동안 ‘시네마 천국’을 이끌어온 이승훈PD는 “마니아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쉬우면서도 깊이있는 영화지식과 정보를 취득해 균형감있는 영상문화 조성에 일조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16일 오후 10시 방송될 300회 특집에선 ‘영화에 대해서 알고 싶은 것들’등 그동안 인기있는 코너들을 진행했던 MC들을 다시 만나보는 자리를 마련하고, 시청자로 출발해 이제는 영화기자, 평론가, 제작진 등 영화계 종사자로 변신한 시네마천국 동호회원들을 만나본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시네마천국 MC 방은진 인터뷰

"영화편식 버릇 고쳐야"

“영상 관람 문화를 객관적이고 균형감있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프로그램이 300회를 맞았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3월부터 ‘시네마 천국’을 진행하고 있는 방은진. 그녀는 영화에 남다른 열정과 지식을 갖춘 몇 안되는 배우 중 한 사람이다.

제작진의 기획의도와 내용을 시청자에게 제공하는 전달자 입장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싶다는 그녀는 “영화배우이기 때문에 단순한 이론전달이 아닌 현장감을 살려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이점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우리 관객들의 영화보기와 영화 제작자의 태도에 대해서 “어느 것이 인기있거나 흥행에 성공하면 획일적으로 비슷한 것을 제작하고 관람하려는 편식주의는 조속히 시정돼야 한다”고 일갈한다.

영화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배우 생활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는 방은진은 “감독론이나 연기론에 대해 프로그램을 통해 공부하면서 작품을 할때 신경을 쓰면서 하게된다”고 말했다.

현재 그녀는 KBS 월·화 드라마 ‘바보같은 사랑’에 출연하고 있으며 9월쯤 마음에 맞는 영화작품을 골라 출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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