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드동생 리파트'바샤르지명 위헌'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듯 싶었던 하페즈 알-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의 차남 바샤드(34)의 권력승계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진원지는 바샤르와 추종세력들에게 잠재적 위협으로 상존해 있던 아사드의 동생 리파트 알-아사드(63). 1998년 부통령직에서 공식 해임된 뒤 파리 제네바 런던 등 유럽도시를 오가며 망명생활을 하고 있는 리파트는 12일 “정부가 대통령 타계 직후 서둘러 바샤르를 차기 대통령 후보로 지명함으로써 헌법을 위반했다”며 “바샤르를 퇴진시키기 위한 새로운 민주혁명을 전개하겠다”고 대권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아들 수메르가 갖고 있는 런던 위성방송 ‘아랍 뉴스 네트워크’에 출연한 그는 또 “대통령직 승계의 정당성을 묻기 위한 국민투표를 제안하겠다”고 밝혀 바샤르를 상대로 한 대중 정치공세를 선점했다.
아사드 사망후 하루뒤인 11일 집권 바트당으로부터 대통령 후보로 공식 추대되고, 군 최고 통수권자에 오르며 권력기반을 거의 굳힌 바샤르지만, 삼촌 리파트의 등장은 그에게 ‘몽니’와도 같은 불편한 존재일 수 밖에 없다.
1983년 아버지가 심장발작으로 병원신세를 진 틈을 타 쿠데타를 주도한 그의 끊임없는 정치적 야심때문이다. 쿠데타는 불발로 끝나 결국 해외 유랑길에 올랐지만, 그의 일거수 일투족은 집권당에게는 항상 음모와 경계의 대상이 돼 왔다.
일단 시리아 권부에서 6년간 착실한 후계자 수업을 받아온 바샤르가 권력을 승계하는데 리파트는 ‘찻잔속의 태풍’에 불과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아사드 사후 일각에서 우려한 바샤르 승계에 대한 정당성 논란이 리파트를 계기로 현실화함으로써 대권가도에 잠복해 있는 여러 잡음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권력승계가 마무리된다 하더라도 국내외에 산적해 있는 현안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정정불안은 언제라도 재발할 수 있다.
중동지역정세에서 갖는 막강한 정치적 위상과는 반대로 시리아의 경제, 사회 등 제 분야는 거의 파탄 직전의 국면까지 치달아 있다.
34세의 햇병아리 2세 후계자가 ‘세계 정치분쟁 1번지’ 중동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해 갈지 관심거리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