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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만찬' 南 궁중요리 北 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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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만찬' 南 궁중요리 北 한식

입력
2000.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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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년만의 남북 정상간 첫 만남은 갖가지 풍성한 화제거리도 만들어 낼 것 같다. 체제와 이념이 다른 만큼 쌍방의 옷차림 부터 주고받을 선물, 만찬 메뉴에 이르기까지 호기심을 자극할 소재들이 많다.◆만찬메뉴는 뭘까:북측은 통상 외국 수뇌나 귀한 손님을 위한 만찬에는 반드시 한식을 내놓는다. 한꺼번에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리는 전통식이 아니라 중식처럼 코스별로 요리가 나온다.

1990년대초 고위급 회담때는 희귀한 ‘사슴고기’요리와 대동강 상류에서 잡았다는 ‘민물 쏘가리회‘도 선보이는 등 수십 가지 진기한 음식을 준비했다. 이번에도 진수성찬이 마련될 것 임은 물론이다. 김대통령이 주최하는 만찬에서 남측은 비빔밥과 전통 궁중요리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연회방식은 어떻게 되나:북에서는 만찬이 끝날 때쯤 꼭 연회가 뒤따른다. 그래서 만찬장 한 편에는 반드시 공연장이 있다. 노래와 춤 공연이 주종을 이룬다. 경음악과 현대 무용을 장기로 하는 왕재산 경음악단이 가장 많이 출연한다.

이 악단은 노래 ‘반갑습니다’의 연주로 남측에도 잘 알려져 있다. 남북 정상이 참석한 자리인 만큼, 당 간부들이나 외국인을 대상으로 공연하는 북한 최고의 악단인 보천보 전자악단이 나올 수도 있다. 더불어 평양 학생소년예술단의 발랄한 공연이 곁들어질 가능성도 있다.

◆김정일의 복장은:김위원장은 정상회담이나 만찬때 인민복 차림으로 나올 것 같다. 지난달 장쩌민(江澤民)주석과 회담때도 김위원장은 쥐색 인민복을 입었다. 북한에서 ‘닫힌 긴 양복’으로 불리는 인민복은 깃끝이 둥글고 목 부분부터 단추로 여미게 돼 있는 정장이다.

김위원장도 20대 청년 시절에는 양복을 즐겨 입었다. 그러나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인 1980년대 이후엔 늘 인민복이나 양복바지에 점퍼차림이다.

때때로 부시시한 듯한 머리스타일에 수수한 점퍼를 입어 서민적 풍모를 나타낸다는 것. 그러나 김일성 주석은 문익환 목사나 지미 카터 전 미대통령의 방북때 양복차림으로 이들을 맞았다.

◆북측 연도 환영 나올까:결론부터 말해 대대적인 환영행사가 있을 것 같다. 분단 반세기 만에 처음 북녘땅을 밟은 남측 정상을 소홀히 대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위원장의 서울 답방때 상응하는 환대도 고려할 것이다. 물론 이 문제는 북측이 자체 준비할 사항이지, 남쪽과 협의할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중국등 사회주의 국가 수뇌가 평양에 가면 환영의 표시로 평양시내 연도에 수십만의 인파가 몰려 나왔다.

북측 관례를 보면 연도 환영은 개선문 주변부터 시작해 시내로 이어진다. 순안공항에 내려 도로를 타고 평양시내에 진입하면 맨 먼저 보이는 곳이 개선문이다.

◆정상간 주고받을 선물은:김위원장은 지난달 중국방문때 江주석에게 초대형 도자기를 선물했다. 김대통령은 천연기념물인 진돗개 암수 2마리를 준비했기 때문에 김위원장도 일단 풍산개 한 쌍으로 답례를 할 것 같다.

여기에 더해 민족의 기상을 상징하는 백두산 천지의 모습이 담긴 병풍이나 고구려 벽화의 그림 등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또 남북 화해를 위해 북한이 자랑하는 백두산 들쭉술을 선물할 수도 있다. 남측도 김대통령의 답례 만찬장에서 김위원장등 북측 참석인사에게 건넬 문배주 400병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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