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 조흥, 외환은행 등 공적자금 투입 3개 은행간 합병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만만찮다. 일부 은행장은 합병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한편 정치권을 통해서도 강력한 로비를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3개 은행 합병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기업여신의 집중으로 인해 완충장치가 사라진다는 점.
위성복(魏聖復)조흥은행장은 이와 관련, “한빛, 조흥, 외환은행 등 3개은행을 하나로 묶는 것은 우리나라 기업여신의 70-80%를 하나의 금융그룹이 맡게 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물경제 불안이 곧바로 금융불안으로 이어지고 거꾸로 금융부문에서 문제가 생겨도 그 영향으로 실물경제가 흔들리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은행의 고질적인 병폐인 관치금융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시중은행 한 임원은 “정부가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거대 통합은행이 탄생할 경우 정부압력으로부터 전혀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반(反)시장적인 조치들이 잇따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함께 합병후 지분 처분 방안, 부실채권 정리 등도 결코 쉽지 않은 난제가 될 전망. 한빛은행 이수길(李洙吉)부행장은 “섣불리 합병을 단행했다가는 엄청난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며 “사전에 치밀하고 철저한 마스터플랜이 짜여지고 검증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3개 은행 합병의 문제점이 속속 부각되면서 금융지주회사법 제정 일정도 다소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부 은행장이 정치권에 로비를 하는 등 정치권과의 조율이 쉽지 않다”며 “법 제정 지연으로 합병이 늦어질 경우에도 시장 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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