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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열린책들,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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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열린책들,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간행

입력
2000.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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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작가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1821-1881)의 전집 25권이 도서출판 열린책들(대표 홍지웅)에서 간행됐다.영어판이나 일본어 번역판에서 중역된 것이 아닌, 러시아문학을 전공한 국내 소장파 학자들에 의한 명실상부한 완역판이다.

“우리는 진정 예속(빵)보다 자유를 좋아할 자격이 있는가. 이 세계가 구원받을 수 있다고 진심으로 믿을 수 있는가. 신념을 가진 이들이 자신을 남보다 낮은 곳에 세울 수 있는가”

도스토예프스키가 그의 소설들에서 제기한 문제는 이런 질문들로 거칠게나마 요약할 수 있다. 19세기 작가인 그가 20세기 내내 인류의 정신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그가 작품들에서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과정을 끈질기고 격렬하게 형상화했기 때문이다.

전쟁과 살육, 이념에 찢긴 20세기 세계사는 그가 작품에서 내보였던 세계상이 그대로 나타난 현장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일작가 헤르만 헤세가 “‘백치’‘죄와 벌’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은 우리가 지금 단테를 이해하는 것처럼 미래의 인류에 의해서 이해될 것”이라고 했듯, 21세기에 들어서도 그가 던진 질문들은 마르지 않는 사상의 원천으로서 인류에게 작용할 것이다.

이번 판본은 1933년 신태삼에 의해 ‘청춘의 사랑‘(어떤 작품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이 번역된지 67년만에 나온, 원고지 4만8,000매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도스토예프스키 작품의 완역판.

러시아문학 전문출판사로 15년여 100종 이상의 러시아문학을 발간해온 열린책들은 94년 이후 러시아 프라우다, 나우카 출판사의 판본을 번역키로 하고 23명의 역자와 작업, 치밀한 번역과 교정과정을 거쳤다.

처녀작인 ‘가난한 사람들’(1845)부터, 많은 비평가들에 의해 ‘문학작품의 총체성을 구현한 가장 탁월한 작품’으로 꼽히는 마지막 장편소설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1879)까지 그의 작품이 시대순으로 수록됐다.

열린책들은 완역판 발간에 이어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명 지명 제도 등을 해설한 ‘도스토예프스키 읽기 사전’과 국내 문인 등이 자신의 인생에 미친 도스토예프스키의 영향을 쓴 에세이집 ‘나의 사상은 도스토예프스키로부터 나왔다’, ‘세계의 사상가들이 바라본 도스토예프스키’와 그의 전기 등을 속속 발간할 예정이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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