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수행 24명 포부김대중 대통령뿐 아니라 남북 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선정된 각계 대표인사 24명이 북한에서 펼칠 활동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화·교육계 인사들은 저마다 구체적인 ‘대화거리’들을 준비하고 있다. 실향민인 백낙환 인제대 총장은 의사답게 북한의 심각한 의료현실에 관심이 많다.
백총장은 북한 의료관계자들과 만나 북한에 현대식 병원을 설립하는 문제를 협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여성으로 역시 실향민인 장상(張裳) 이화여대총장은 방북기간 북한 관계자들과 여성정책 전반에 걸쳐 의견을 나누고 남북한 여성계교류 방안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한다.
시인인 고은 민족문학작가회의 상임고문은 “남북정상회담 기본 정신의 범위 안에서 문화교류 등 남북한이 함께 추진해야 할 작업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 작가들의 만남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구상한 것이 있다”고 말해 이번 정상회담 수행에서 그 실질적 성과를 기대하고 있음을 비쳤다. 차범석 예술원원장은 “북한 체류 기간 남북한 ‘통일문학전집’의 공동 간행을 우선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차원장은 “한국연극협회 내에 남북 교류를 위한 추진 기구가 벌써 구성돼 있다”며 “가능하다면 희곡 공동 집필, 남북 연출가와 배우의 교환 초청, 남북합동공연 추진 등도 타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당 대표로 참석하는 민주당 이해찬 정책위의장은 “현지의 회담 분위기를 보고 남북 의원 교류, 남북 국회회담 등의 사안을 북측과 협의할 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자민련 이완구 의원은 “안보적인 관점에서 정상회담을 지켜볼 것”이라며 “서울에 돌아온 뒤 당에 보고서를 내 정상회담으로 우리의 안보의식이 해이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민하 평통 수석부의장은 “오랫동안 교육계에 종사해온 사람으로서 북측 교육자들과 만나게 되면 남북간의 이질감이 심각해진 점을 먼저 지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남북 교육자들의 공동연구를 통한 동질성 회복과 평화정착 운동 등을 제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종석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은 “국제적인 역학관계속에서 냉전 종식의 방안은 무엇인지, 민족의 앞날을 어떻게 모색할 것인지를 북한 학자들과 토론하고 협의할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담이 끝난 뒤 이번 회담의 성과와 의의를 국민에게 소상하고 객관적으로 설명해 주는 것이 회담에 동행한 학자의 책무일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계의 경우 구본무 LG회장은 연산 20만대규모의 컬러TV 합영사업(450만달러)과 삼천리자전거와 공동으로 연산 50만대 규모의 자전거 합영사업(800만달러)을 성사시킨다는 계획아래 북측 인사들과 이 문제를 협의할 생각이다.
손길승 SK회장은 함흥 정유공장 리스트럭처링 사업, SK상사의 소규모 캐주얼 의류 위탁사업 등을 타진할 생각이다.
정몽헌 전 현대 회장의 핵심 관심사는 2,000만평 규모의 ‘서해안공단’부지 결정. 또 금강산 지역의 호텔 해수욕장 골프장 스키장 건설 등 현재 진행중인 금강산 사업의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윤종룡 삼성전자 부회장은 해주 또는 남포지역에 50만평 규모의 전자단지 건설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갖고 북측과 적극 협의할 계획이다.
실향민인 장치혁 고합회장은 고향 투자사업에 관심이 많다. 95년 북한의 광명성총회사와 합영회사를 설립, 추진해 온 대북투자사업의 타당성 타진에 주력한다는 구상. 역시 북한출신인 강성모 린나이코리아 회장은 ‘북청 물장수’로 유명한 고향 북청 인근 지역에 500만달러를 들여 북한 실정에 맞는 연탄보일러나 기름 보일러 공장을 세울 계획을 갖고 있다.
김재철 무역협회 회장은 판문점에 남북 기업인 상담 창구를 개설하는 방안을 북한측에 제안할 방침이다. 손병두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남포항 하역시설 등 북한의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에 관심을 갖고 북한의 실정을 살펴 볼 예정이다.
이원호 중소기협 부회장은 휴전선 부근의 ‘남북한 중소기업 전용공단’조성과 공동운영 방안등을 적극 논의할 계획이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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