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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잠수함' 김병현, 삼진쇼 '8세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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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잠수함' 김병현, 삼진쇼 '8세이브'

입력
2000.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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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거들은 왜소한 체격의 김병현을 힐끗 보며 타석에 들어선뒤 공의 털끝도 손대지 못한 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덕아웃으로 물러난다. “‘저 친구(That Gay)’는 도대체 누구야”라는 한 마디를 던지며.적어도 5월까지 메이저리거들은 다소 깔보는 말투가 섞인 ‘저 친구’로 김병현을 불렀다. 하지만 위 아래 좌 우를 가릴 것 없이 꽂히는 변화구와 속구에 농락당한 메이저리거들은 ‘저 친구’가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 [김병현 인터뷰] "바깥쪽 슬라이더 주효"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또 ‘언터치블’의 위력을 발휘하며 시즌 8세이브째를 올렸다.

김병현은 12일(한국시간) 애리조나 피닉스 뱅크원 볼파크에서 열린 애너하임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서 3-2로 앞선 8회말 등판, 2이닝동안 6타자를 상대로 5탈삼진을 기록하는 삼진쇼를 펼쳤다.

방어율은 1.78. 김병현은 이로써 30.1이닝동안 모두 52타자를 삼진으로 잡아 9이닝 기준 15.4개라는 경이적인 탈삼진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3-2로 앞선 8회 댄 플리색에 이어 3번째로 마운드에 오른 김병현은 벤지 길과 강타자 모 본, 팀 새먼을 연속삼진으로 낚았고 9회에도 가렛 앤더슨을 유격수 플라이로 잡은뒤 트로이 글로스와 벤 모리나를 또 다시 연속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재역전을 노리던 애너하임에 찬물을 껴얹었다.

마무리전문 매트 맨타이의 복귀이후 맨타이에게 마무리를 맡겼다 여러 차례 실패를 맛 본 벅 쇼월터감독은 8회 마운드에 올린 김병현을 9회까지 기용해 마무리 운용에 중대한 변화를 보였다.

맨타이와 치열한 마무리 쟁탈전이 불가피한 김병현으로서는 연이은 세이브 행진으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것으로 보인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김병현 인터뷰/"바깥쪽 슬라이더 주효"

-강타자 모 본을 삼진으로 잡았다.

“지난해 데뷔때는 모 본을 포함해 강타자 몇명을 상대로 반드시 삼진을 뺏겠다고 다짐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누구를 삼진으로 잡겠다는 목표는 사실 없어졌다. 그러나 기분은 좋았다.”

-오늘 승부구는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바깥쪽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는데 주효했다.”

-올스타로 뽑힐 가능성이 있는데.

“선발된다면 영광이다. 그러나 이제 겨우 메이저리그 2년차인데 기대하지 않고 있다.”

-이번 주 박찬호가 소속된 다저스와 운명의 4연전을 갖는다.

“찬호형이 우리 팀과의 경기에 등판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나나 형이나 모두 잘 던졌으면 한다.”

보스턴=이석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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