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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전망대/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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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전망대/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

입력
2000.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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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에 있으면서 선수가 대놓고 감독과 코치 앞에서 불만을 표시한다든지 불성실하게 플레이하는 것을 딱 한번 봤다. 그 선수는 다음날 고향으로 돌아가야 했다. 최근 한화의 댄 로마이어가 태업, 2군으로 쫓겨났다.지난해에도 그랬다고 하는데 그 얘기를 전해 듣고 무척 화가났었다. 얼마나 한국야구를 얕잡아봤으면 그랬을까 해서다. 팀을 해치는 행동을 하면 잔여연봉을 포기하겠다는 각서를 받아놓을 필요가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방망이를 부러뜨리거나 헬멧을 던지는 모습이 가끔 나온다. 자신에게 화가 나서, 또는 근성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경우지 팀에 피해를 주려는 행위는 아니다. 지시 불이행, 태업 등은 해서는 안된다.

이렇게 해서 쫓겨나면 다른 팀에서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미국과 한국의 야구는 제도와 문화적 차이가 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절이 옮겨갈 수는 없다. 용병의 대우문제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용병들은 황혼기에 접어들었거나 젊더라도 메이저입성이 불가능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한물간 선수에게 계약금격인 사이닝보너스와 연봉, 비행기티켓에 숙식까지 제공하는 등 너무 극진하다. 이 정도 대우가 아니어도 한국에 올 용병은 많다.

용병계약 규약에 따르면 5월31일만 넘기면 미국으로 돌아가도 잔여연봉을 모두 지급하게 돼 있다. 그래서 열심히 하던 용병이 6월1일부터 돌변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메이저리그서도 1년계약을 하면 부상까지 숨기면서 열심히 하다가도 다년계약을 끝내는 순간부터 태도가 싹 바뀐다.

그러다가 계약 마지막 해에는 눈에 불을 켜고 경기에 임한다. 주로 남미계 선수들이‘이중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많아 각 구단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리도 유사한 피해를 막기 위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삼성의 훌리오 프랑코, 찰스 스미스, 두산의 타이론 우즈, 현대의 톰 퀸란 등 팀 승리를 우선하고 동료들과 탈없이 지내는 선수들도 있다. 모범적인 용병은 하나라도 더 챙겨줘야 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가혹하게 대해줄 필요가 있다. 계속 용병을 데려와야 하기 때문이다.

경인방송 해설위원 박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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