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페즈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사망으로 지난해 2월 후세인 요르단 국왕에 이어 중동을 무대로 한 두번째 정상간 ‘조문외교’가 펼쳐질 전망이다. 수십여명에 달하는 서방측 국왕과 대통령, 총리 등이 대거 참석, 화려하게 치러졌던 후세인 국왕때보다는 다소 격이 떨어진다는 평이나, 중동 맹주국가의 정상들은 거의 빠짐없이 참석, 지역정세에서 갖는 아사드의 위상을 실감케 하고 있다.참석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던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아사드와의 생전 냉랭한 관계에도 불구, 직접 조문사절단을 이끌고 시리아를 방문키로 확정했다. 아라파트는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카이로에서 평화회담을 갖은 뒤 12일 오후 다마스쿠스로 떠날 예정이다. 아사드와 아라파트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이스라엘과 오슬로 협정을 체결하면서 관계가 급속히 냉각됐다. 시리아의 맹방인 이란의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도 전 외무장관을 대동, 13일 장례식에 참석키로 결정했다. 같은 바트당이 집권하고 있으면서도 주도권 경쟁으로 시리아와 관계가 나쁜 이라크는 타하 모히딘 마루프 부통령을 파견할 계획이다. 이라크의 부통령급 최고위 관리가 시리아를 방문하기는 20년만에 처음이다.
이밖에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 에밀 라후드 레바논 대통령, 자베르 알-아흐메드 알-사바 오만 대통령,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 등도 정상 조문대열에 합류한다.
서방에서는 국가원수로는 유일하게 참석의사를 밝힌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로빈 쿡 영국 외무장관, 위베르 베드린 프랑스 외무장관,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일본 외무장관 등 각료급이 조문단을 이끌 예정이다. 러시아, 이탈리아, 오스트리아는 의회 의장을 조문 사절로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총리급으로는 방글라데시의 하시나 와지드 총리가 유일하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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