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이러한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마찬가지로, 문화 예술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제 2의 산소라고 말하고 싶다.
더 이상 일차원적인 의식주의 문제가 보편적인 걱정거리가 아닌 현시대에서 문화 예술의 중요성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는 문화 예술의 부가가치, 그 존재적 파워에 대해서는 너무 무지하다.
‘21세기는 국제 사회다, 문화 사회다’라고 각 매체에서 귀가 따갑도록 말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에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에서 어떻게 경쟁을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은 없는 듯 보인다.
가까운 예로 2002년에 열릴 월드컵 준비를 위해 라디오에서는 일본과 비교하면서 교통 안전 캠페인을 하고 있다.
하지만 교통사고로 하루에 100여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다는 보도는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문화 관광국으로서 한국의 면모가 어떤 모습으로 보여질지 걱정이 앞선다.
어떤 행사가 있을 때마다 나라에서 내거는 구호는 너무 눈에 보이는 것에만 급급한 것 같아 보인다.
한 나라의 국민들이 가지는 문화의식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맑은 산소를 만들어 내기 위해 좋은 나무를 심고 뿌리가 잘 내릴 수 있는 지반을 만드는 것처럼 우리가 문화 예술을 위해 해야할 일은 일시적 관심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문화의식의 지반을 다지는 것이다.
지난 3월에 내한한 독일 무용가 피나 바우쉬는 독일의 ‘부퍼탈’이란 작은 도시를 무용 하나로 전세계에 알렸다.
이것은 한 명의 천재가 이루어낸 것은 절대 아니다. 독일 국가 차원에서 이뤄진 오래 동안의 꾸준한 정책적인 보조와 독일 국민들의 애정어린 안목이 아니었다면 오늘의 그녀는 없었을 것이다.
모름지기 문화 예술 가꾸기는 그래야 하지 않을까.
현대무용가 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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