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을 축하하며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지지한다”는게 러시아의 공식 입장이다.러시아는 내심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소련 붕괴후 상실했던 대 한반도 영향력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가 유달리 ‘남북 당사자 원칙’을 강조하며 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지지한 이면에는 한미일 공조를 흔들어 보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남북한 동시 수교국인 러시아는 주변 3강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균형된 외교정책을 펼쳐온 점을 강조하며 한반도 문제의 ‘중개역’을 자임하고 있다.
한국에 편향된 미국과 일본, 안보 전략적 측면에서 북한의 손을 들어주는 중국과는 달리 ‘중립적 차원’에서 남북한을 조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남북 정상회담 한달 후에 이뤄질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그동안 ‘외야석’에 머물던 러시아가 남북한 문제의 이해당사국으로 다시 자리잡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의 방북은 특히 러시아 지도자로는 처음이라는 ‘역사적 의미’외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청이라는 점, 한국을 잠시 배제한 채 이뤄진다는 점에서 일단 북한쪽에 힘을 보태준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러시아는 대북 외교력을 회복, 북한을 지렛대로 삼아 한반도 및 동북아정세에 대처할 것으로 보인다.
북러 관계의 복원은 정상회담 후에 예상되는 각종 남북한 협상은 물론이고, 북한이 사활적 문제로 추진중인 북미 고위급회담, 북일 수교회담에 러시아의 입김이 가세할 여지가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러시아는 또 남북 정상회담이 시베리아철도(TRS)연결, 사할린 가스관 부설 등을 실현시켜 경제적으로도 보탬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기존 4자에 러시아와 일본이 가세하는 6자회담론도 러시아는 버리지 않고 있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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