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2차대전 종전과 함께 학업을 중단했던 일본인 33명이 55년만에 목포상고 졸업생이 됐다.목포상고는 11일 개교 80주년 기념행사에서 노구치 구니오(野口邦夫·71)씨 등 29명과 나카지마 가즈노리(中島一憲·68)씨 등 4명에게 각각 25회와 28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이날 혼다 가츠오(本田一夫·72)씨는 “청소년기의 꿈이 서린 모교 졸업장을 반세기 이후나마 받게 돼 기쁘기 한량없다”며 감격해했다.
이들은 2차대전 종전 당시 이 학교 졸업반이거나 재학생들로 일본이 전쟁에서 패하자 졸업을 하지 못한 채 가족과 함께 일본으로 귀환했다. 이들은 종전후 일본내 목포상고 동문회인 ‘재일목상동창회’ 회원으로 활동해오다 “죽기전 모교의 명예졸업장을 받고 싶다”는 뜻을 학교측에 전달했다.
학교측은 이 문제를 논의한 끝에 ‘전쟁이라는 불가피한 사정으로 학업을 중단한 동문에게 명예졸업장을 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결론을 내고 졸업장을 수여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44년 이 학교를 졸업(22회)했으며 권노갑(權魯甲·27회) 민주당 상임고문은 이날 ‘올해의 목상인상’을 받았다. 한편 목포상고는 9월 교명을 전남제일고로 바꾸고 내년 신학기부터는 인문계로 전환할 계획이다.
강성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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