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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일정 하루연기 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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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일정 하루연기 파장은

입력
2000.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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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내용엔 영향 없을것"남북 정상회담의 하루 순연은 정상회담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남측 대표단의 체류일정과 정상회담 일정에는 변동이 있을 수 있겠지만 55년만에 남북 정상이 처음으로 만나 허심탄회하게 한반도 평화문제 등 모든 현안을 논의한다는 내용적 측면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은 11일 “북측이 일정 순연의 이유로 ‘기술적 준비’를 거론한 점을 유념해달라”고 말했다.

과거 남북대화에서의 일정연기는 의제 등 회담 본질과 직결된 사유에서 기인했지만 이번에는 100% 절차상 준비문제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당국은 2차례 단독정상회담, 1차례 확대정상회담, 2차례 만찬 등 2박3일 일정의 뼈대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지도부 역시 일정 순연을 그다지 의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양측 정상이 한반도문제를 논의하는 데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당국은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몇가지 점을 염려하고 있다. 첫재는 4월8일 정상회담 합의 후 준비접촉, 실무자접촉을 통해 구축해온 양측간 신뢰가 이번 일로 훼손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남측 언론의 보도관행에 익숙하지 않은 북측은 경호·의전문제 등과 직결된 체류·회담일정 관련 보도를 심각히 받아들이면서 불편한 심경을 토로해왔다.

당국은 12일 진행될 남측 선발대를 통한 막판 일정협의에서 진통이 있을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모습이다. 이같은 분위기가 13일 이후에도 이어질 경우 북측이 회담 TV 생중계 등에서 융통성없는 주장을 펴면서 딱딱한 회담진행을 요구할 개연성도 있다.

정부 일각에서는 북측이 사실상 국제적 관례를 무시한 채 정상회담 이틀 전 느닷없이 일정을 연기한 점을 감안, 북측 내부에서 어떠한 논의과정을 통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모양새가 좋지 않은 이번 결정이 북한 최고위급에서 직접 내려졌을 경우와 참모진이 건의했을 경우의 심각성이 크게 다르고, 상황에 따라서는 정상간 신뢰구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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