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시내 8곳 등 전국 10개 장소에서 동시에 실시된 토플(TOEFL)시험에서 듣기평가 문제지의 지문과 녹음테이프 내용이 일치하지 않아 시험이 전면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했다.1998년에도 토플시험 도중 문제지 지문 오류로 일부 고사장의 시험이 취소된 적은 있으나 모든 고사장의 시험이 전면 취소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시험에는 총 4,063명이 응시했다.
이날 시험취소 사태는 오전 9시에 시작된 1교시 ‘듣기평가(Listening Comprehention)’에서 응시생에게 배포된 문제지 문항 절반가량과 녹음테이프의 듣기문항 순서가 전혀 엉뚱하게 배열돼 일어났다.
이에 따라 토플 주관사인 한미교육위원단은 듣기평가를 일단 뒤로 미룬 채 2교시 문법(Grammar), 3교시 독해(Reading)시험을 진행하다 전세계 토플주관처인 미국교육평가원(ETS·Educational Testing Service)의 통보를 받고 오전 10시10분께 시험을 전면 취소했다.
한미교육위원단은 “이번 사태는 미국 ETS에서 잘못된 문제지를 보내왔기 때문”이라며 “잠정적으로 7월8일 재시험을 실시할 것이고 환불을 원하면 전액 돌려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험이 취소되자 응시생들은 재시험의 조속한 실시와 환불 등을 요구하는 등 거세게 항의했으며, 일부는 직접 서울 마포구 염리동 한미교육위원단을 찾아 직원들에게 폭언을 퍼붓는 소동을 벌였다.
회사원 강모(33)씨는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 학생들이 평일에 특별히 시간을 내 고사장을 찾았는데 주최측의 작은 실수로 완전히 하루를 공친 셈이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다른 강모(29·대학원생)씨는 “유학갈 대학에 입학허가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8월까지 토플성적표를 받아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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