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의 준비는 서울 삼청동 종합상황실과 평양에 파견된 선발대 상황실간의 연락을 통해 이뤄진다. 특히 지난달 31일부터 백화원 초대소 2각(閣)에 설치돼 운영중인 평양 상황실은 전천후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선발대가 북측과 씨름끝에 합의한 세부 체류일정을 서울로 보고, 지침을 받고 필요한 각종 물품과 장비지원을 요청한다. 이를 위해 상황실 한쪽에 설치된 평양-서울 직통전화 2개 라인과 팩스 1개 라인이 쉼없이 가동되고 있다.
정상회담이 시작되면 상황실은 확대 개편된다. 기존의 8명에서 정부 각부처의 베테랑 요원이 추가로 배치돼 22명으로 늘어나 24시간 운영체제로 바뀐다.
서울 직통회선도 30회선으로 증가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평양-베이징(北京)-서울 국제전화도 가설된다. 특히 김대통령의 지휘 통신에 이상이 없도록 서울과 직접 연결할 수 있는 위성전화도 마련한다.
상황실은 그때 그때의 회담 진행상황을 서울로 보내는 한편 기업인등 대표단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한다. 회사일로 긴급히 서울에 전화하거나, 가족들에게 안부전화를 걸때 꼭 들러야 하는 곳이다. 이 곳에서만 서울과 통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담 및 대표단과 관련된 뒤처리도 해야 한다. 대표단중 일행이 무심코 남긴 낙서나 메모가 북측을 자극,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휴지를 수거해 행낭으로 서울로 보내 파쇄한다. 정부관계자는 “상황실은 대표단의 심부름꾼이자 회담진행을 매끄럽게 돕는 보이지 않는 회담의 또다른 주역”이라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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