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남북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을 보좌하는 핵심 브레인들의 면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김정일체제는 오랫동안 정치국 등 당 공식기구를 개편하지 않고 있어 대외직책이나 형식상의 권력 서열만으로는 누가 실세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하지만 김위원장의 현지지도와 공식행사에 빠짐없이 따라다니는 인물들이 막후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들은 선군(先軍)정치, 측근 정치, 부부장 중심의 실무정치를 구사하는 김위원장의 성향으로 볼때 비서국의 비서, 전문 부서의 제1부부장, 군의 요직 등에 포진한 인물군이다. 주로 혁명열사 유자녀들이 다니는 만경대 혁명학원과 김일성 종합대학을 나온 혁명 1.5-2세대들로 소련과 동구권 유학파들이 많다.
당 비서국 비서로는 간부담당 김국태(金國泰·76), 선전담당 김기남(金己男·74), 대남담당 김용순(金容淳·66) 등이 최측근으로 꼽힌다. 김국태는 김일성(金日成)의 혁명동지인 김책의 장남으로 김위원장 후계구도 구축에 기여한 이론가다. 별명이 ‘구호제조기’인 김기남은 노동신문 책임주필을 지낸 인물로 김위원장 이름으로 발표되는 각종 문건을 작성한다.
아·태평화위 위원장과 조평통 부위원장 직책도 갖고 있는 김용순은 1994년에 남북 정상회담 예비예담의 수석대표로 나와 남측에도 잘 알려져 있다. 비서는 아니지만 장성택(張成澤·54)조직지도부 제1부부장도 김위원장이 중요 현안을 터놓고 애기하는 상대. 김위원장의 친동생인 김경희(金敬姬)의 남편이다.
선군정치 선봉에는 조명록(趙明祿·70)총정치국장과 김영춘(金英春·72)총참모장이 있다. 이들은 지난달 말 김위원장의 중국 방문에도 동행했다. 조명록은 소련에 유학한 북한 공군 1세대로 1995년 총정치국장에 발탁돼 군의 정치·사상작업을 이끌고 있다. 김영춘은 직업 군인 출신의 작전통. 군 세대교체의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인민무력상인 김일철(金鎰喆·67)차수는 소련 해군대학을 나와 해군사령관을 역임했다.
내각에서는 홍성남(洪成南·71)총리와 박남기(朴南基·72)국가계획위원장을 들수있다. 홍성남은 체코 프라하 공대를 나온 전형적 기술관료이며, 경제계획을 총괄하는 박남기는 오랫동안 김위원장의 경제정책 자문역을 맡아왔다.
남측의 국회격인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영남(金永南·72)상임위원장은 15년간 외교부장을 역임한 인물이며, 최태복(崔泰福·70)의장은 김책공대 학장을 지낸 학자로 당 교육담당 비서도 겸하고 있다. 선박기계공업부장을 지냈고 당 경제담당 비서도 함께 맡고 있는 예산위원회의 한성룡(韓成龍·77)은 김위원장이 직접 발탁한 인물이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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