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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핑 더 페이스, 데스티네이션

입력
2000.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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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핑 더 페이스믿음 지키기(Keeping the Faith)라고 해서 심각하고 무거운 종교이야기로 지레 짐작하면 큰 착각. 죽마고우로 신부가 된 브라이언(에드워드 노튼)과 랍비가 된 유태인 제이크(벤 스틸러)는 종교의 권위와 전통, 교리와 의식을 살짝 뛰어넘거나 비틀어버리면서 인기를 누린다.

그것이 새로운 천년, 인터넷 시대에 걸맞는 신앙이자 신앙의 현대화이고, 자신들은 ‘신의 특공대’라나.

그러나 그들의 이런 신념과 성직자로서의 삶을 시험이라도 하듯 나타난 어릴때 단짝 애나(제나 엘프만). 말광량이는 너무나 섹시하고 유능한 여성 사업가로 변해 있었다.

같은 유태인끼리 결혼해야 하는 제이크는 어쩔 수 없이 애나와의 일회용 사랑을 나누고, 그 사실을 모르는 브라이언은 신부의 길을 포기하면서까지 애나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어이없는 상황.

영화는 두 친구의 유쾌하지만 경박하지 않고, 도전적이지만 그렇다고 종교의 본질까지 왜곡하지 않으면서 “삶의 진실은 심각한 어법보다 약간의 유머와 웃음속에서서 더 잘 표현된다”는 제작자 호크 코치의 말을 실천한다.

세 배우의 휴먼 코믹연기의 앙상블이 멋지다. 에드워드 노튼은 감독 (데뷔작)까지 겸했다. 그의 출연작 ‘프라이멀 피어’ ‘아메리칸 히스토리 X’를 생각하면 또다른 놀라운 재능의 확인이다. 9일 개봉. 오락성★★★☆ 예술성★★★☆

●데스티네이션

공포영화는 마약이나 이교(異敎)같다. 한번 빠져들면 가학과 죽음의 공포가 주는 자극과 쾌감, 그 환상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한다.

때문에 공포영화에 취한 젊은 세대 감독들은 점점 피 냄새를 강하게 풍기며 변주와 자기복제, 오마쥬(숭배)를 반복하고 그 숭배자(마니아)들은 마약에 취한 듯, 집단무의식에 빠진 듯 조그만 변화와 트릭에도 열광한다.

10대 영화 ‘데스티네이션’(Final Destination)은 등장 인물들의 성을 ‘드라큐라’의 감독 브라우닝이고 히치콕이며 ‘켓 피플’의 류튼으로 붙였다.

그들의 오컬트(초자연적 현상)와 스릴러와 슬래셔(난도질)를 존경한다는 의미이다.

공중 폭파된 비행기를 타지 않아 죽음의 운명을 잠시 피한 일곱명. 영화는 예외없는 ‘계획된 죽음’을 실천하려는 정체 불명의 존재와 그 계획을 무산시키려는 예지력을 가진 고교생 브라우닝 알렉스(데본 사와)의 대결이 축을 이룬다.

정말 억세게 재수없어 보일 만큼 사소한 일상의 부주의나 우연(횡단보도에서 자동차 사고, 누전, 욕조에서 미끄러짐)들로 엮어내는 죽음이 과장된 피의 잔치보다 오히려 섬뜩하다.

제작자와 감독이 TV시리즈 ‘X파일’을 만든 글렌 모건과 제임스 웡이란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한걸음만 물러나서 보면 더 이상 새로울 것 없는, 모방을 또 모방한 스플래터(코믹한 잔혹)무비. 9일 개봉. 오락성★★★ 예술성★★☆

이대현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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