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린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대통령간의 정상회담, 김대통령과 모리 요시로(森喜朗)일본총리간의 정상회담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3국 공조의 결정판이었다. 특히 ‘남북정상회담의 지속을 위한 공동노력’‘한·미·일 3국의 대북관계 동반개선’이라는 합의는 한·미·일 3국이 공조 이상의 보조를 취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이는 남북정상회담이 남북한의 문제만이 아니라 미국 일본의 이해와도 직결돼 있으며 3국이 남북정상회담의 현재적 성공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돼야 한다는 미래적 가치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번 한미, 한일 정상회담은 3국간 공조가 일시적 전술적 측면을 넘어 장기적·전략적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한 자리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남북정상회담 지속 노력’은 김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구상에 미국과 일본이 동의하고 있다는 증거로 풀이된다. 김대통령은 줄곧 “평양 회담은 만남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고 이 언급은 남북간에 대화와 협력 분위기를 형성하는 게 우선적 과제이지 군사·정치적 현안은 부차적 문제라는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
미국 일본의 우선적 현안인 북한 미사일·핵문제, 일본인 납치문제 등은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는 거론되는 수준에 그치고 남북대화와 협력이 그 어떤 이해보다 우선시된다는 것이다.
한·미·일 3국의 공조 재확인은 북한에도 의미있는 메시지를 보내는 효과가 있다. 북한이 현재 조심스럽게 선택하고 있는 변화가 ‘정답’이며 남북정상회담, 나아가 이를 계기로 한 미국 일본과의 관계개선이 북한의 미래를 밝게할 것이라는 촉구이자 압박인 것이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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