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8일 짧은 하루 일정이지만 활발한 조문외교를 펼쳤다. 김대통령은 오전 10시 하네다(羽田)공항에 도착, 오후 6시 서울로 출발할 때까지 8시간 동안 모리 요시로(森喜朗)일본총리와의 회담, 장례식 참석,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 모리총리 주최 리셥센 참석 등의 일정을 치렀다.특히 김대통령과 클린턴대통령, 모리총리는 서로에게 각별한 우의를 표시하고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 3국 공조의 공고함을 보여주었다.
○…한미 정상회담은 장례식 후 클린턴 대통령 숙소인 오쿠라 호텔에서 오후 5시5분부터 열렸다. 두 정상은 개인적 신뢰가 두터운 탓인지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게 대했다. 이런 우의를 바탕으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두 정상의 공조 확인은 최상급 표현으로 나왔다. 김대통령은 그동안의 지원에 사의를 표했고 클린턴대통령은 ‘전폭적인 지지’의사를 밝혔다.
○…장례식에 앞서 일본 영빈관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도 공조와 우의의 흐름으로 시종했다. 27분간 진행된 회담에서 김대통령과 모리총리는 먼저 서울대와 도쿄(東京)대간 교류 등을 화제로 양국간 우호증진을 다짐했다. 특히 모리총리는 “서울대와 도쿄대의 교류는 한일간 신우호관계의 상징이며 이를 열망한 고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총리에 큰 선물이 됐다”고 말했다.
주제인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두 정상은 속깊은 정보와 분석까지 나누었다. 모리총리는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자신을 지원할 나라가 있어야 한다는 필요에 의한 것으로 본다”며 “방중을 빨리 발표한 것은 북한의 변화 증거”라고 분석하고 김대통령의 의견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리총리는 또 “북한의 변화는 김대통령이 끈질지게 추진한 포용정책의 성과”라며 “남북정상회담이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모리총리의 분석에 동의하고 “대북 관계개선에서 중요한 것은 인내심”이라고 답했다.
○…김대통령을 대하는 미국과 일본의 정성은 남달랐다. 다른 나라 정상들의 도착시 해당국 일본대사가 영접했으나 김대통령과 클린턴대통령에 한해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외무장관이 영접, 격을 갖췄다. 클린턴대통령도 쇄도하는 각국 정상들의 단독면담 요청을 거절한 채 김대통령과 모리총리와만 정상회담을 가졌다.
장례식에서는 7개국 대통령, 9개국 총리 등 각국 조문사절 중 김대통령이 마지막에서 두번째로, 클린턴대통령이 마지막 도착했으며 헌화 순서는 김대통령이 두번째, 클린턴대통령이 첫번째, 첸치천(錢其琛)중국 부총리가 세번째였다. /도쿄=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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