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두차례의 단독 정상회담과는 별도로 공식수행원들이 대거 참석하는 확대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것은 남북 정상회담의 의미를 한층 더 강화시켜 줄 것으로 보인다. 장·차관급 수행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한반도 현안을 논의하는 모양새 자체가 양측 국민과 세계에 미칠 영향이 작지않기 때문이다.확대 정상회담에는 남측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참석하지만 북측에서는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아닌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영남위원장이 북한 헌법상 국가를 대표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북한 헌법은 최고인민회의를 최고주권기관으로 명시하고(87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장이 국가를 대표해 외국 대사의 신임장을 제정받는다(111조)고 규정하고 있다. 마치 우리 국가원수가 내각제 국가(독일 등)를 방문, 대통령과 총리를 따로 따로 만나더라도 두차례 회담을 모두 정상회담으로 부르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확대 정상회담은 협의를 위한 만남이라기 보다는 의전적 만남으로 진행될 것같다. 국제외교 관례상으로도 그렇고 김대통령과 김국방위원장간 2차례 단독회담에서 충분히 현안을 논의했기 때문이다.
확대 정상회담은 두차례의 단독 정상회담 사이에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확대 정상회담은 1차 단독 정상회담 직후인 12일 오후나 2차 단독 정상회담이 진행되기 전인 13일 오전 열릴 수 있으나 12일 만찬행사를 감안하면 13일 오전 열릴 확률이 높다.
남북 정상회담이 세차례로 늘어남에 따라 단독·확대 정상회담에 배석할 양측 인사들에게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비중이 큰 단독 정상회담 배석인사의 면면은 회담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유력한 근거가 된다.
남측에서는 단독 정상회담 배석자로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 황원탁(黃源卓)청와대외교안보수석, 또다른 고위인사가 유력하게 거론다. 북측에서는 김용순(金容淳)노동당대남비서, 백남순(白南淳)외무상, 조명록(趙明祿)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유력하다.
지난달 김국방위원장의 중국방문시 동행했던 김영춘(金永春)군총참모장, 김국태 노동당비서와 김기남 선전담당비서 등이 배석할 가능성도 있다. 정상회담 합의를 위한 비공식접촉에 나섰던 송호경(宋浩景)아태평화위 부위원장도 모종의 역할을 맡을 수 있다.
확대정상회담의 경우 남측에서 고위직 공식수행원 10명 중 주치의, 의전비서관을 제외한 8명 전원이 참석할 것으로 보이며 북측에서는 단독회담 배석자 외에 홍성남(洪成南)내각총리, 조창덕·곽범기 부총리와 내각의 장관급 인사, 양형섭·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과 준비접촉에서 북측대표를 맡았던 김령성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참사 등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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