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경남 강수량 예년 35%불과남부지방이 타들어가고 있다.
봄가뭄이 유례없이 장기화하면서 논과 밭이 거북등처럼 갈라져 모내기나 파종을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좀처럼 마르지 않던 저수지들마저 곳곳에서 붉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식수까지 모자라 때이른 ‘물전쟁’을 치르고 있다.
특히 경남과 전남 지역은 올들어 평균 강수량이 예년의 35% 수준에 머물러 앞으로 150∼200㎜의 비가 와야 ‘완전해갈’될 전망이나 기상청은 7일 “국지적으로 이달 말까지 최고 50∼100㎜ 정도의 비가 예상된다”이라고 밝혀 남부지방의 가뭄피해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올들어 강수량 141.2㎜로 평년 418.2㎜의 34%에 불과한 전남의 경우 3,229개 농업용 저수지(총담수량 6억704만톤)의 저수율이 67%로 예년 수준인 90%를 크게 밑돌고 있으며, 특히 87개 저수지와 수원지 등은 완전히 바닥을 드러냈다.
5일부터는 장성 담양 나주 등 곡창지역을 중심으로 한 11개 시·군에 농업용수 급수가 끊겼으며, 신안군은 이미 4월말부터 우이도 등 22개 섬지역에 대해 ‘3일제’급수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당연히 농작물 피해도 심각해 무안군 삼향면 임성지구 주민들은 5일부터 한국수자원공사측으로부터 1만2,000톤의 공업용수를 돈주고 사 겨우 모내기를 하는 실정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현재 모내기 실적은 15만2,800㏊로 계획면적 20만2,950㏊의 75.3%에 그치고 있다”면서 “일단 20일까지는 모내기를 완료한다는 계획이지만 앞으로 비가 충분히 오지 않을 경우 파종시기를 놓쳐 쌀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경남지역의 사정도 다를 것이 없다. 올들어 도내 평균 강수량은 165㎚로 예년의 3분의 1 남짓한 수준이다.
이로 인해 마산 창원 등 4개 시·군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함안 칠서정수장은 취수구 수위가 0.9㎙로 취수한계수위(0.6㎙)에 육박하고 있고, 남해·산청·거창군 등 도내 곳곳의 취수장도 바닥을 드러냈다.
특히 남해군은 주민들이 5일에 6시간 내지 3일에 7시간의 제한급수에 시달리는 등 도내 3개 시·군, 10개 읍·면, 58개 마을 2만여명이 격일제 제한급수에 의존하고 있다. 또 산청군 경호강과 하동군 덕천강 등이 바닥을 드러내 예년 같으면 거의 100%에 육박할 이앙률이 전체적으로 70%에도 못미치고 있으며, 이들 지역의 단감과 고추 콩 등 밭작물도 가뭄과 강한 햇볕 등으로 싹이 트지 않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한편 이들 지역보다는 상황이 좀 나은 전북·경북 지역도 이달 중순까지 최소한 30㎜이상의 비가 오지 않을 경우 격일급수 등 비상급수체계에 들어갈 예정이다. 군산시 선유도 등 도서지역은 이미 1일부터 일주일에 한번씩 생활용수를 선박으로 공급받고 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창원=정창효기자 ch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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