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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패국가 위험 과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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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패국가 위험 과장됐다

입력
2000.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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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가 정치적동기설 조작미국이 본토에 군사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국가미사일방위(NMD) 계획을 강행하는데 구실로 삼고 있는 ‘깡패국가(Rogue States)’의 위협은 어느 정도로 봐야 할까. 미국의 NMD계획을 둘러싸고 국제적 논란이 가열되면서 이같은 의문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6일 “과장된 깡패국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깡패국가 이론은 정치적 동기에 의해 미국이 만들어 낸 것으로 미국과 같은 강대국에 깡패국가는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못한다”고 말해 이 문제에 대한 새로운 논쟁을 시도했다. 사설은 “아무리 미친 지도자라도 자신의 정당성을 과시하기 위해 자멸할 것이 분명한 공격을 감행하지는 않는다”며 “미국이 주장하는 깡패국가는 ‘외부로의 위협 확산’이 아니라 외부로부터의 위협에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생존을 위한 지속성’에 더 목말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북한 리비아 쿠바 이란 이라크 시리아 등 미국이 지목하고 있는 6개 깡패국가들은 세계 패권국 미국에 비해 본다면 경제나 군사적 측면에서 강력한 국가군은 아니다. 오히려 미국을 상대로 생존에 급급한 약자라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이들이 국제관행을 무시하는 방식의 군사전략과 대외행동으로 미성숙한 문제아그룹으로 인식되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국제 테러의 배후지원세력으로 집중적 감시대상이 되는 현실을 지적하는 시각도 많다. 이들국가의 공통점은 대외적으로 호전적 적대적 전략을 구사하고, 국내적으로는 억압적 독재적 통치방식을 동원한다는 점이 지적된다. 인접국과 지역에 미치는 안보위협을 간과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설이 분석하는 이들국가의 특성들은 흥미롭다.

■북한

부자 세습정권인 북한이 진행하고 있는 미사일 개발 등은 저지돼야 하나 ‘거친 짓’을 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북한에 의한 희생자는 지금까지 모두 한국인이었다. 북한미사일에 대해 위협에 직접 노출돼 있는 한국보다 미국이 더 초조해 하는 것은 희한한 일이다.

■이란

올해 22년째로 6개 국가중 가장 ‘젊은 정권’인 이란 회교혁명공화국은 개방적이고 다원화한 사회로 진보하고 있다. 호메이니의 혁명 열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도 국제적으로 테러를 전파하기보다 외부로부터 회교 혁명을 보호하는데 더 급급했다.

■쿠바

피델 카스트로의 쿠바는 약소국인 ‘깡패국가’가 강대국인 이웃 미국의 위협에도 불구, 어떻게 41년간이나 정권을 지탱해왔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외부에 의한 정권붕괴를 막은 것은 그가 고취시킨 민족주의 감정이었다.

■시리아

하페즈 아사드 대통령은 이스라엘 측에서 볼 때 눈엣가시처럼 보여질 수 있으나, 실용주의 노선을 견지해 가고 있다. 이 점이 아사드 대통령이 권좌를 30여년동안 지속시킨 힘이다.

■리비아

리비아의 모아마르 가다피 원수는 괴퍅하고 위험한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광기’ 이외의 방법으로 31년간 집권해 왔다. 그의 진보적 시각이 위협적이라고 하는 것은 탈레반이나 카슈미르 분리주의자들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친 서방의 파키스탄이나 사우디 아라비아가 위협적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

■이라크

사담 후세인은 1991년 축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21년째 권좌를 지켜오는 것은 핵 등 대량학살무기가 아니라 재래식 전쟁무기 덕분이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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