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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없이 '클린뱅크'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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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없이 '클린뱅크' 유도

입력
2000.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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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은행구조조정 밑그림제2단계 은행구조조정의 밑그림이 공개됐다. 7일 경제장관간담회에서 확정한 2단계 은행구조조정 방향은 ‘퇴출’위주로 진행됐던 98년의 1단계 은행빅뱅과는 달리, 퇴출없이 ‘전 은행의 클린뱅크(Clean Bank;부실없는 은행)화’와 ‘슈퍼뱅크(Super Bank)화’를 유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결과는 은행과 감독당국의 의지에 달렸지만, ‘클린뱅크’로 가는 과정에서 일부 은행장의 퇴진과 추가 공적자금 투입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클린뱅크 구상

17개 국내 일반은행들은 6월말까지 워크아웃·법정관리·화의기업을 포함, 미래의 잠재부실규모와 정리계획을 완전 공개하게 된다. 모두 노출시킴으로써 숨은 부실에 대한 시장불신을 불식시키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8% 가이드라인을 모든 은행들이 넘어서고 있지만, 현재화하지 않은 잠재부실까지 모두 반영한다면 8% 미달은행이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정상적 절차라면 8% 미달은행은 감독당국의 ‘적기시정조치’가 발동돼 경영진퇴진, 나아가 강제합병·퇴출명령까지 받게 되지만, 이번 한번만은 이런 문책을 유예받을 수 있다.

8% 미달은행은 강도높은 자구계획안을 감독당국에 제출, 심사를 받게 된다. 자구노력의 타당성이 인정된 은행은 자력에 의한 증자와 후순위채 발행, 경비절감을 통해 스스로 ‘클린뱅크’가 될 기회를 갖게 된다. 그러나 BIS 8%에 미달했으면서도 자구노력조차 미흡한 은행은 은행장·경영진 퇴진과 강제인원정리 등을 전제로 공적 자금을 투입하 게 된다.

즉, 미래의 부실까지 반영한 BIS 자기자본비율 재산정을 통해 8% 초과은행은 그 자체가 검증된 클린뱅크가 되고 8% 미달은행중 자구계획 승인은행은 자체 경영정상화를 통해 클린뱅크가 되며 8%에도 미달하고 자구의지까지 없는 은행은 공적 자금을 투입해 강제로 클린뱅크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결국, 모든 은행이 ‘클린뱅크’가 되며, 특히 ‘퇴출은행’은 없다는게 기본전제다.

▦슈퍼뱅크 구상

합병을 통한 대형은행을 바라는 정부의 의지는 확실하다. 합병의 가능성은 우량+우량은행 우량+부실은행 부실+부실은행 공적자금 투입은행간 합병등 4가지.

이중 시너지효과가 가장 큰 ‘우량+우량’은 완전히 ‘시장의 손’에 맡긴다는 방침. 1차 은행구조조정 당시 주종을 이뤘던 ‘우량+부실’(신한+동화, 하나+충청, 한미+경기, 국민+대동, 주택+동남)이나 ‘부실+부실’(상업+한일, 조흥+강원+충북)같은 강제 짝짓기도 배제키로 했다.

강제 합병이 없는 한 강제 감자(減資)도 없다. 다만 ‘우량+우량’의 이상적 결합을 촉진시키기 위해 공공관리자금을 동원한 후순위채매입, 디지털금융 등 신업무의 인허가 우대등 ‘인센티브’는 주겠다는 생각이다.

정부가 직접 손을 대는 짝짓기는 한빛 조흥 외환 등 ‘공적자금 트리오’다.하반기 중 설립될 금융지주회사의 울타리로 세 은행을 편입시킨 뒤, 시간을 두고 도매금융과 소매금융, 신탁 등 기능별로 재편한다는 복안이다.

나아가 이 금융지주회사에 각 은행이 자회사로 두고 있는 증권, 투신 등까지 편입시키면 명실상부한 ‘그랜드 종합금융지주회사’가 생기고, 지주회사 지분을 매각하면 투입됐던 공적 자금도 쉽게 회수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입력시간 2000/06/07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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