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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대만독립론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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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대만독립론 비판

입력
2000.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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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리콴유(李光曜)전총리가 대만문제에 소신을 피력했다. 한마디로, 대만이 독립을 추구하는 것은 대만과 주변국가에 불행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말은, 대만 자신과 지역 전체를 위해 ‘하나의 중국’을 수용하라는 충고다. 현인(賢人)정치가로 평가됐던 원로의 혜안과 용기가 역시 돋보인다. 대만과 중국, 그리고 미국이 얽힌 삼각 갈등구도가 지역정세를 불안하게 하는 상황에서 그의 충고는 더불어 음미할 가치가 있다.■주간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6월8일자에 커버 스토리로 실린 인터뷰에서 그는 우선 대만 지도층의 어리석음을 나무란다. 지난 역사와 국제역학에 비춰 ‘하나의 중국’은 돌이킬 수 없는 대세다. 그런데 리덩후이(李登輝)전 대만총통에 이어 천수이볜(陳水扁) 새 총통도 선거과정에서 대만독립을 외쳐 대만문제를 중국의 ‘화급한 현안’으로 만들었다. 대만독립을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중국 지도부가 강경대응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지적이다.

■천 신임총통은 취임뒤 타협적으로 바뀌었지만, 중국은 의혹을 풀지 않았다. 이런 갈등이 지속되면 중국은 대만해협의 군사력을 증강할 것이고, 이는 지역안정과 중국시장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는 지역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 우려된다. 물론 대만인들은 중국통치를 반기지 않는다. 그러나 리콴유 전총리는 대만이 일본과 국민당 통치에 이어 다시 독립된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은 ‘하나의 중국’이 되는 것보다 훨씬 어렵고 고통스러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의 다음 충고는 미국을 향한다. 대만의 독립국 환상을 부추기지 말고, 중국과 통합이 불가피함을 인식시키라는 것이다. 중국처럼 어떤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대만을 영원히 지키겠다는 각오없이, 다만 중국견제를 위해 대만을 이용하는 것은 잔인한 게임이란 지적이다. 그는 이런 엄연한 사실을 외면하는 서구언론도 질책했다. 아직도 냉전적 인식에 이끌려 흔히 서구언론의 대만보도를 추종하는 우리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강병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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