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6일 현충일 추념식에서 “선두에 서서 경제를 직접 챙기겠다”고 언급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표현의 농도가 강한데다 평소 경제를 세심하게 챙기는 김대통령이 굳이 이를 공언했다는 사실이 관심가는 대목이다.지난해 7월께 정부가 ‘IMF 졸업’을 선언했을 때 김대통령은 “남북관계와 정치개혁에 비중을 두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바 있어 ‘경제 직접 챙기기’는 일단 과거 상황으로의 복귀를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김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할 정도로 경제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들은 ‘확대해석’이라고 부인한다.
청와대 이기호(李起浩)경제수석은 “시장을 안정시키고 경제를 강한 체질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소극적·방어적 개념이 아니라 도약의 적극적 개념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수석은 “지금 경제의 거시지표는 지극히 좋다”면서 “그럼에도 현대사태 등으로 한때 시장이 불안정했던 상황이 있었던만큼 정부는 돌발변수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영(朴晙瑩)대변인은 “국민들에게 ‘걱정말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김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실로 내리는 지시중 경제관련 사항이 무척 늘어났다는 대목은 뭔가 시사하는 바가 있다. 몇달전만해도 김대통령은 경제정책이나 금융구조조정 등 큰 방향을 주로 체크했는데 최근에는 세세한 항목까지 묻고 진전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이를 두고 “김대통령이 하나 하나 챙기면서 경제팀에 대한 평가를 해보고 다음 개각에 반영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래저래 경제관료들의 긴장감은 높아만 가고있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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