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청이 16일부터 서울역을 시·종점으로 하는 일부 주말 임시열차 운행을 중단키로 했다. 고속철도 운행에 대비한 정비공사로 서울역내 2개 여객홈과 3개 선로를 철거하기 때문에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 보면 고개가 저어진다.‘솎아내는’열차가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통일호와 무궁화호이고 새마을호는 제외됐기 때문이다.
폭주하는 주말 승객을 위해 철도청은 48회의 임시열차를 운행해왔다. 무궁화호 35회, 새마을호 7회, 통일호 6회다. 이중 서울∼대전 왕복 통일호 6개 열차, 호남선 서울∼순천(광주경유) 왕복 무궁화호 2개 열차가 운행중단된다.
통일호 6개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은 3,000여명에 달한다. ‘정시성’때문에 열차를 탄다고 볼 때 이들이 무궁화호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무궁화호를 타지 못하면 새마을호를, 이도 안되면 버스 등을 이용해야 한다.
철도청은 차량이 낡고 정비 문제도 있어 이들 열차를 선정했다지만 서민에 대한 지속적인 배려를 해왔다면 줄일 수 있었다. 이를 소홀히 한다면 ‘퇴출’될 통일호는 앞으로 계속 늘어나고 비례해 서민 불편도 크질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철도청의 운임수익은 8,130여억원. 무궁화호가 5,193억여원, 새마을호 2,457억여원, 통일호 479억원이다. 하루 운행횟수는 통일호 274회, 무궁화호 264회, 새마을호 88회다. 통일호가 운행횟수에 비해 수익기여도가 낮은 것이다. 이는 이번 속아내기의 ‘장삿속’을 말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철도청은 고객만족경영을 외치고 있다. 고객을 생각해 중단할 서민열차의 시·종점역을 용산역이나 영등포역으로 바꿔 살려 보면 어떨까. 진정한 고객만족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대전=허택회 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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