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제 섞어 "신경통 특효" 대량유통... 380kg 압수신경통을 앓는 중년들 사이에 ‘특효약’으로 소문이 난 ‘흑갈색 환약(丸藥)’이 실제로는 부작용이 심각한 부신피질 호르몬제를 섞은 불법 조제약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검 특수2부(이덕선·李德善부장검사)는 6일 수억원대의 불법 환약을 시중에 유통시켜온 서울과 수도권 약국 5곳을 적발, 무면허 제약업자 김진우(36)씨 등 2명을 약사법 위반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이들로부터 12만회 복용량인 환약 380㎏을 압수했다.
검찰은 또 김씨에게 면허를 빌려준 약사 박모(63)씨와 발기부전 치료제를 불법 제조해 판매한 약사 박모(53)씨 등 3명을 불구속기소하고, 환약제조에 가담한 제분업자 오모(43)씨 등 5명을 벌금형에 약식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무면허 제약업자 김씨는 98년10월 서울 대치동에 S약국을 차린 뒤 제분업자 오씨와 함께 부신피질 호르몬제(덱사메타손)와 한약재를 섞은 환약 2,880㎏(90만회 복용량)을 만들어 신경통및 관절염 환자들에게 3억원어치를 판매한 혐의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 등이 만든 ‘신효환(神效丸)’등의 약은 장기 복용시 몸이 붓거나 고혈압, 당뇨증상 악화, 골다공증 등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한다”며 “환자들은 일시적인 통증 완화 효과에 속아 1봉지(3g)당 2,000∼1만원씩의 비싼 돈을 주고 다투어 약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특히 불결한 제분소(방앗간)에서 원료가 빻아져 세균감염 등의 문제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 오산시 T약국 약사 박씨는 지난해 1월부터 불법제조한 발기부전치료 환약 ‘미라클’을 5봉지당(150알) 3만원씩 모두 1억2,000만원어치를 판 혐의를 받고 있다.
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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