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이어 5대째 활 만듭니다.충북 제천시 교동에서 아담한 궁방을 차려 놓은 김홍진(36), 태민(33)씨 형제는 5대째 활만드는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 집안의 제궁 가업은 130여년전 고조부부터 시작된 것으로 이들 형제는 1988년 작고한 아버지 인간문화재 김기원씨로부터 어릴 때 비법을 전수받아 연간 120여장(張)의 활을 만든다.
‘맥궁’ 또는 ‘각궁’이라 불리는 이들 집안의 활은 대나무 참나무 뽕나무 물소뿔 소힘줄 민어부레를 끓여 만든 풀 등 쓰는 재료는 여느 궁방과 똑같으나 20여차례 풀을 겹칠하는 농도 등이 이들 집안에만 비전(秘傳)되고 있다.
김씨 형제가 활 1장을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은 대략 1년으로 모두 3,800여회의 손길이 가야한다. 전통방법으로 만들다보니 여름에는 재료를 구하고 가을에는 재단하고 겨울에 풀칠을 해야 하는 등 제작과정이 까다롭다. 이런 정성에 힘입어 이들이 만든 활은 전국 궁사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형제는 경기 부천에서 살다가 강원 영월을 거쳐 2년전 제천에 정착했다. 제궁에 관심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제궁 시연도 하고 집안 대대로 전해 내려온 수백여점의 활, 화살, 화살통, 칼 등 병기, 궁술대회 상장 등을 전시할 수 있는 소형 박물관을 세우고 싶기 때문이다.
형 홍진씨는 “청풍문화재단지에 작업장을 유치할 수 있도록 제천시와 협의하고 있다”며 “활 만드는 일이 너무 힘들어 자식이 생겨나더라도 훗날 이 일을 대물림하기를 원할 경우에만 방법을 가르쳐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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