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와 소담이의 수수께끼 놀이(김성은 글, 김종도 그림)바빠요 바빠(윤구병 글, 이태수 그림)
도시 아이들에게 사계절이란 무엇일까? 아파트 화단에 개나리가 피면 봄, 에어컨을 틀면 여름, 긴 소매 옷을 입으면 가을, 자동차 바퀴에 체인을 걸면 겨울인 것은 아닐까?
진짜 이렇게 생각한다면 너무 안쓰러운 일. 우리 아이들에게 철 따라 매번 옷을 갈아입는, 자연 속의 진짜 사계절을 보여주는 방법은 없을까?
‘까치와 소담이의 수수께께 놀이’(사계절 발행)는 계절의 변화를 수수께끼 형식으로 풀어간 멋진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먼저 봄이 왔다. 느티나무 밑에서 혼자 놀고 있는 소담이에게 까치가 수수께끼를 냈다. “하얀 우산을 쓰고 훨훨 날아가는 게 무얼까?”
다음부터는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소담이의 계절별 일기. 3월에는 파릇파릇 돋아난 냉이랑 쑥을 뜯으며 ‘하얀 우산’을 찾고, 4월에는 진달래 꽃목걸이를 만들며 하얀 나비를 보다가, 마침내 5월 살랑살랑 바람 따라 날아가는 민들레 씨를 발견한다는 내용. 책 속 가득한 우리네 봄철 풍경이 무척이나 정겹고 사랑스럽다.
책은 마찬가지 방법으로 각 계절의 대표적인 풍경들을 소개한다. 6월에는 돌돌돌 흐르는 개울과 그 옆에서 매애애 우는 염소들(여름), 10월에는 빨간 옷으로 갈아입은 단풍나무(가을), 그리고 2월에는 깡통에 불을 담아 힘껏 돌려보는 대보름날 쥐불놓이(겨울). 이 정다운 풍경 속으로 우리 아이들을 데려가자.
그래서 수수께끼 해답을 찾아낸 소담이의 기쁨을 우리 아이들에게도 전해주자.
‘바빠요 바빠’(보리 발행)는 사계절 중 가을에 주목했다. 가을이 온 시골. 시골에서는 모두가 바쁘다. 할아버지는 옥수수를 말리느라고, 할머니는 참깨를 터느라고 바쁘다.
참새들은 낟알을 쪼아 먹느라고, 허수아비는 참새를 쫓느라고 바쁘다. 다람쥐랑 청설모는 도토리를 나르느라고 바쁘고, 까치는 나무 밑에서 홍시를 쪼느라고 바쁘다. 이처럼 바쁘기만 한 시골의 풍경화를 이태수씨의 세밀화로, 한 눈에도 한국적인 필치로 표현했다.
이번 가을 편은 보리 출판사에서 내놓은 사계절 시리즈의 마지막 편. 겨울 편 ‘우리끼리 가자’와 여름 편 ‘심심해서 그랬어’가 1997년 3, 4월, 봄 편 ‘우리 순이 어디 가니’가 지난 해 3월 출간됐다.
특히 여름 편은 교육부가 펴낸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국어 읽기’ 50-53 페이지에 실렸을 정도로 내용을 인정받은 작품. 우리네 농촌의 여름 풍경을 시원한 수채화에 담았다.
글쓴이 윤구병(57)씨는 충북대 철학과 교수를 지낸 뒤 현재 변산공동체학교에서 교사로 재직중이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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