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英정가 '계급전쟁' 논란 확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英정가 '계급전쟁' 논란 확산

입력
2000.06.06 00:00
0 0

공립학교 출신 여학생의 옥스퍼드대 낙방을 계기로 촉발된 이른바 ‘계급전쟁’이 최근 영국 정가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발단은 잉글랜드 북동부의 한 공립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로라 스펜스라는 여학생이 명문의 옥스퍼드대 의대를 지원했다 낙방한데서 비롯됐다.

이 학생은 후에 미국의 명문 하버드대에 보란듯이 합격, ‘옥스브리지’(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의 합성어)로 대표되는 영국 엘리트 교육의 폐쇄성 논쟁에 불을 당겼다.

논쟁 초기 명문 사립대 입학기회의 불평등성을 문제삼았던 노동당 정부는 여론을 등에 업고 대학 뿐 아니라 법조계 의료계 경제계 등 사회 모든 분야의 ‘엘리트 의식’으로 전선을 확대, 특권의식을 뿌리뽑겠다는 태세다.

7일 수요정례 의회 기조연설을 통해 토니 블레어 총리가 “모든 형태의 엘리트주의를 반대한다”는 내용으로 논쟁에 가세할 예정이다.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과 존 프레스콧 부총리는 3일과 4일 일간지 더 타임스, 인디펜던트 온 선데이에 “기득권에만 한정된 기회의 불균형이 경제·사회 갈등을 촉발한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이미 발표했다.

특히 프레스콧 부총리는 한발 더 나아가 상원의원들을 지칭할 때 쓰는 ‘로드(Lord)’‘레이디(Lady)’란 명칭도 폐지하기를 원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당 정부의 ‘여론몰이식’ 비판에 대한 언론과 야당의 반응은 비판적이다 못해 냉소적이다.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블레어 정부가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핵심은 사립학교의 독점현상이 아니라 이같은 파행적인 교육체제를 낳은 공립교육의 부재에 있다”고 비판했다.

이 잡지는 30년전 노동당이 우수한 공립학교를 역시 ‘엘리트주의’를 이유로 폐지시킨 것이 결과적으로 ‘공립학교 몰락, 사립학교 독점현상’을 불렀다며 “현 교육파행의 원인은 노동당 정부 자신에게 있다” 고 보도했다.

문제의 여학생을 포함, 23명이 지원한 이번 옥스퍼드 의대의 경우, 5명의 최종합격자 가운데 공립학교 출신이 2명, 3명은 소수인종으로 채워진 것으로 밝혀져 노동당 정부의 입장은 더욱 옹색해졌다.

야당인 보수당 예비내각의 마이클 포틸로 재무장관은 “노동당이 제대로 알지도, 판단하지도 못하면서 무책임한 행동을 하고 있다” 며 “한 여학생의 경우를 침소봉대해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술책”이라고 비난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