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현대가 5일 마감한 2000시즌 신인 1차지명권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SK는 예상대로 동산고의 대형포수 정상호를 지명했고 현대는 인천고 출신의 우완투수 설의석을 뽑았다. 그러나 SK는 현대가 인천연고팀도 아니면서 인천출신의 선수를 지명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반발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SK 안용태사장은 “현대와 SK가 인천을 공동연고로 한다는 이사회결정사항은 인천팬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명목상 결정이다. 선수지명은 사실상 SK가 우선권을 갖고 있다”고 말한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들의 말을 근거로 현대의 설의석지명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현대는 이사회에서 공동연고로 못박은 이상 신인선수지명도 당연히 공동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SK측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SK는 창단하면서 가입금 100억원, 쌍방울선수 인수대가 50억원, 현대의 인천연고지 양보에 따른 보상금 100억원을 지불키로 한 상태다.
SK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부문은 현대에 주기로 한 보상금 100억원. 인천이 공동연고지이고 선수지명도 나눠먹기식으로 한다면 현대에게 보상금 100억원을 지불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현대나 SK의 팀이기주의가 자리잡고 있다. SK는 인천의 연고권을 독점할 경우 3명까지 보장받은 2차우선 지명때 설의석까지 포함시킬 수 있다는 속내다. 현대는 SK가 이사회 결정을 무시하면서까지 인천출신선수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획득할 경우 마땅히 뽑을 신인이 없다.
이 와중에서 KBO의 어정쩡한 입장이 문제를 더욱 꼬이게 만들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신인지명 수일전부터 이 문제가 불거졌지만 KBO는 수수방관하는 자세를 취했다. 두팀간 갈등을 조정하기는 커녕 남의 일인양 뒷짐을 지고 있었다.
SK에게 신인지명권을 보장하겠다는 구두약속을 지키지도 못하면서 섣불리 입을 놀린 당사자는 지금 침묵중이다. 구두약속을 한 당사자와 KBO의 명쾌한 일처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정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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