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출근길 ‘마(魔)의 구간’ 대책없나요.판교IC, 장항IC, 남태령 등 분당 일산 평촌 산본신도시주민들은 출근때마다 홍역을 치러야 하는 고질적인 체증구간때문에 매일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신도시주변의 몸집불리기는 꾸준히 진행됨에 따라 이같은 구간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주민들의 ‘출근 고통’은 갈수록 커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판교IC 분당신도시 주민 김모(40)씨는 서울 회사로 출근할 때마다 분당신도시의 관문인 판교IC앞에 꼬리를 물고 서있는 차량들을 지켜보면 숨이 막힌다. 5년전 입주할때만 해도 톨게이트를 벗어나는 데 5분 남짓 걸렸으나 지금은 20분이상 소요되기 때문이다. 김씨는 “용인지역 주민이 급증하면서 출근길이 가시밭길이 됐다”며 “지금보다 인구가 2배이상 늘어난다고 하니 상상만해도 끔찍하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이 곳에 6월부터 직접 돈을 내지않고도 통행료를 결제할 수 있는 전자시스템방식을 도입키로 했으나, 톨게이트 7개중 1군데에만 적용하기 때문에 당장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장항IC 일산신도시와 자유로를 연결하는 장항IC도 아침 출근시간마다 이어지는 자동차행렬로 몸살을 앓는다. 호수로와 백마로 등 신도시 3개방향에서 진입한 차량들이 3차로인 호수로로 몰리면서 정체를 겪다가 다시 2차로인 장항IC를 거치면서 극심한 병목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이모(42)씨는 “평소 이 곳을 빠져나오는데만 30분이상 걸린다”며 “서울외곽순환도로 지도IC가 개통되면 차량들이 분산돼 교통체증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지만 결국 자유로에서 마주치게 돼 효과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남태령 과천시와 평촌, 산본신도시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남태령고개는 수도권 최악의 교통혼잡구간으로 악명이 높다.
47번국도나 과천-의왕간 고속화도로를 지나온 평촌 산본주민들은 이 곳에서 과천 문원로와 선암로에서 오는 차량과 만나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른다.
평촌 주민 박모(34)씨는 “남태령 입구 관문지하차도가 완공(2003년 예정)되면 지금보다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하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의JC 의왕-과천 고속화도로와 서울외곽순환도로가 만나는 이 곳은 평촌 산본신도시에서 오는 차량과 분당 수원 등에서 오는 차량이 맞물려 극심한 체증을 빚고 있으며 1㎞남짓되는 구간을 빠져나오는 데 20분가량 소요되고 있다.
분당입주자대표회의 회장 고성하(高晟河·55)씨는 “기존 신도시인근에 인구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서울출근 도로들이 차량들을 수용하는데 한계에 달한지 오래”라며 “도로추가개설 등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앞으로 서울로의 출퇴근이 불가능해질 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신도시, 내부도로율 국내최고
출퇴근시간마다 교통체증을 겪어야하는 신도시주민들은 그나마 신도시안으로 들어오고 나면 확 뚫린 교통망을 접할 수 있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서울로의 출퇴근여건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내부교통망은 아직까지 교통체증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분당신도시 주민 박모(30·여)씨는 “멀어도 20분이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며 “특히 성남대로를 비롯한 상당수 간선도로에서는 시속 60㎞만 지키면 다음 신호등에서 신호대기를 받지 않아도 되는 속도연동제 시스템이 구축돼있어 더욱 편리하다”고 말했다.
분당신도시에는 성남구시가지와 연결하는 성남대로와 별도로 야탑동-서현동과 야탑동 도축장-모란시장을 잇는 도로가 2003년까지 개설되는 등 도로확충이 예정돼있어 앞으로 지역내에서의 교통은 더욱 ‘쾌적’해질 전망이다.
일산과 평촌은 내부도로망이 잘 짜여진 것으로 알려진 분당신도시보다 여건이 낫다. 분당지역 도로율이 19.7%인데 비해 일산은 20.9% 평촌은 21.8%.
일산신도시는 백석동에서 대화동까지 간선도로가 4군데나 뻗어있어 어느 곳을 통하더라도 10분대에 이동이 가능할 만큼 도로사정이 좋은 편이다.
평촌신도시도 조성당시 바둑판처럼 곧게 도로를 건설한 덕에 일단 이 곳에 접어들면 교통체증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3대 신도시를 건설한 토지공사 관계자는 “분당 일산 평촌은 여타 도시들과 달리 처음부터 도로와 공원 등에 대한 치밀한 계획아래 건설했기 때문에 내부도로만큼은 국내최고수준”이라며 “출퇴근길 교통체증만 감소할 수 있다면 신도시생활은 아직까지는 만족할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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