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야구감독을 매니저(Manager)라고 부른다. 농구나 미식축구 등 여타 종목 감독은 헤드코치(Head Coach)라고 부르는 게 일반적인데 유독 야구만 그렇다.야구팬이라면 한번쯤 왜라는 질문을 던질만 하다. 야구감독은 팀의 전술, 전략을 책임질뿐 아니라 선수들의 스카우트, 훈련 및 사생활까지 관리해야 하는 게 보통이다.
관리자로서의 능력이 여타 종목 감독들보다 훨씬 커 매니저라고 부른다. 지금은 감독들은 경기만 책임지고 나머지 부문에서는 단장들의 입김이 세졌다. 그래도 감독의 역할은 팀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크다. 국내프로야구가 총경기의 35%가량 소화했다.
지금쯤이면 감독들은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간다. 여기서 처지면 올 시즌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2일 LG와 롯데경기는 근래 보기드문 재미있었다. 0-8로 뒤진 롯데가 마해영의 끝내기홈런으로 9-8,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관중이야 짜릿한 스릴을 맛봤겠지만 역전패 당사자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결과다.
LG 이광은감독의 심정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LG는 5월7일 두산전서도 9회 2사까지 5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한터라 이날의 충격은 적지 않을 것같다.
지금은 잘 나가고 있는 한 감독은 초년병시절을 잊지 못한다. 작전사인을 잘못내 경기를 망쳤기 때문이다. 당시 그는 3루코치에게 분명히 보내기번트 사인을 냈다. 물론 타자는 번트를 댔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상대에게 사인을 간파당했기 때문이다.
경기후 감독은 3루코치를 호되게 야단쳤다. 왜 지시를 어기고 번트사인을 냈느냐는 것이었다. 감독주위에 있던 다른 코치들은 감독이 분명 번트사인을 지시한 것을 알고 있었지만 분위기가 험악해 입도 뻥끗 못했다.
시일이 한참 지난후 그 감독은 경기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번트사인을 지시하고도 강공사인을 낸 것으로 착각한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얘기만 꺼내면 얼굴이 붉어지는 이 감독은 “야구감독요. 한번 해보세요. 아마 감독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마음을 절대 알 수 없을 겁니다”고 말한다.
요즘 성적이 좋든 안좋든 감독들과 관련된 여러 소문이 나돈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쓸데없는 감독흔들기는 프로야구의 흥미를 반감시킨다.
/정연석 y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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