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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美.日견제 북,혈맹관계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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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美.日견제 북,혈맹관계회복

입력
2000.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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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북한의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겸 조선 노동당 총비서의 방중은 중국과 북한 모두에게 상당한 득이 됐다.특히 김정일의 이번 방중은 한국이 미국과 일본의 공조체제를 유지하는 상황을 인식한 중국측의 전략적 이해와도 맞아 떨어졌다.

중국은 미국과 정치·군사적으로 라이벌 의식을 느끼는 상황에서 북한을 자국의 편으로 확실하게 끌어들임으로써 아·태지역에서 미국을 견제하는 효과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이와함께 아시아 지역에서 맹주의 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다목적인 포석도 노릴 수 있게 됐다.

즉 한반도 문제에 관한한 중국은 자국의 허락이 없이는 북한에 대한 개혁·개방이나 남북한간의 대화에서 성공을 거둘 수 없다는 점을 대외에 과시한 셈이다. 중국은 미국과 일본이 자국을 압박할 경우, 언제든지 ‘북한카드’를 꺼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아시아의 다른 지역에서도 이와같은 방식으로 미국과 일본을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일 위원장으로서도 이번 방중은 중국과 북한의 관계를 혈맹으로 회복시킴과 동시에 은둔생활을 청산, 국제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하는데 성공한 셈이 됐다. 오는 12-14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지지를 얻어냈으며 경제적으로도 구체적인 지원규모나 시기 등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식량 등의 지원을 약속받아 경제난을 극복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있기 때문이다.

사실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 김일성(金日成)의 아들로서 체제유지를 위한 내부단속과 극심한 경제난 해결에 급급해 왔다. 비록 이번 비공식적인 비밀 방문이라는 형식은 부친 모방심리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실리면에서는 얻을 것을 다 얻었고 체제에 대한 자신감과 중·북한관계의 복원이라는 성과를 대내외에 과시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에서 중국의 발전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 중국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가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 주석과의 회담에서 중국의 개혁·개방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덩샤오핑(鄧小平)의 노선을 극구 찬양 지지했다는 것이 바로 이를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지금까지 개방이 살 길이 아니라 죽는 길로 인식해왔기 때문에 중국처럼 과감하게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할 지는 의문이다.

/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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