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당국은 LG전자와 LG정보통신 합병추진 공시에 앞서 LG전자 주식을 대거 사들인 구본무 LG전자 회장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들에 대해 내부자 거래 혐의로 조사에 착수했다고 2일 밝혔다.증권거래소 관계자는 “합병추진 사실을 인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LG전자 대주주 등이 지난 2월부터 LG전자 주식을 집중 매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부자 거래 여부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증권거래소 조사 결과, 내부자 거래 혐의가 드러나면 금감원이 나서 정밀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본무 LG전자 회장과 허창수 LG전선 회장 등 대주주들은 올 2-4월 2,000억원 이상의 LG전자 주식을 매집했는데, LG전자는 5월 31일 LG정보통신과의 합병을 검토중이라고 공시했다. 따라서 이들의 주식매집 시기를 감안할 때, 합병시의 주가상승을 노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의혹이 짙다는 것.
구 회장은 지난해말까지 LG전자 주식(보통주)을 0.31% 갖고 있었으나 4월말 현재 지분율은 1.86%로 급증했다. 구 회장은 3월28일 17만7,000주를 매입하기 시작, 4월18, 19, 20일에도 총 148만8,510주를 매입했다.
LG전선 허회장도 3월21일~4월21일 72만1,350주를 매입, 지분율을 0.41%에서 1.21%로 늘렸다. 이로써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등 개인대주주들의 지분율은 12.6%에 이르게 됐다.
올해 2월 25일 구본진 등 개인주주들의 매수로 시작된 개인 대주주들의 주식매집은 4월에 절정을 이뤘다. 이 시기(2~4월)는 LG그룹내에서 전자와 정보통신의 합병이 본격 검토되기 시작했던 때였다.
재계에서는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들이 주요 정책사항인 합병문제를 모르고 있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지법은 지난 2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그룹 계열사 주식을 대량 매집,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사장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LG그룹은 이에 대해 “복잡한 출자구조를 주력회사인 LG화학과 LG전자를 중심으로 단순화하는 과정에서 대주주들도 책임경영 차원에서 지분율을 종전의 5.5%에서 12.6%로 높이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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