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鄭周永)현대 명예회장은 지난달 31일 오후 3부자 동반퇴진을 밝표한 직후 계동 사옥 15층 명예회장실로 두 아들을 불렀다. 이 ‘가족모임’에서 과연 어떤 얘기가 오갔기에 정몽구(鄭夢九)회장이 전례없는 항명에 나선 것일까.이 자리엔 3부자 외에 동생인 정상영(鄭相永)KCC 명예회장과 이진호(李鎭鎬)고려산업개발 회장, 이익치(李益治)현대증권 회장, 김윤규(金潤圭)현대건설 사장 등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정명예회장은 자리에 앉자마자 “기자회견에서 말한 대로 요즘 시대는 국제적인 감각이 있는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운영하는게 맞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특히 현대자동차측이 발표한 ‘수용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탐독하고 나서 다시 같은 취지로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고 두 아들은 물론 다른 참석자들도 수긍하는 분위기였다는 후문이다.
정상영 회장도 여기서 “나도 아들들에게 다준 사람이지만 형님(정명예회장)의 말씀이 맞는 것같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몽구 회장측은 “당시 명예회장이 한 말은 원론적인 수준이었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진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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