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마지막 베트남 난민 수용소인 ‘필라 포인트(望后石)’가 폐쇄돼 보트피플(Boat People)의 25년 방랑사가 막을 내리게 됐다.홍콩정부는 1일부터 뉴 테리토리(新界) 투엔먼(屯門)의 필라 포인트를 폐쇄하고 이곳에 거주하던 난민들이 자발적으로 수용소를 떠날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 대변인은 그러나 폐쇄작업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 반발하는 난민들을 강제추방할 가능성도 있음을 내비쳤다.
홍콩당국이 지난 2월 “5월중 수용소를 폐쇄하고 난민 973명과 1998년 1월9일 이전 홍콩에 입국한 체류자 435명 등 1,408명에게 임시 신분증을 발급해주겠다”고 밝힌 후 많은 난민들이 수용소를 떠나 30일 오전까지 200여명만 남은 상태다.
독신자들이 대부분인 이들은 수용소내에 “우리에게 살아갈 공간을 달라”는 현수막을 내건 채 버티고 있다. 남은 난민들은 자립능력이 없어 새로운 거주지를 찾지 못한 상황이며 매달 지급되는 지원금 3,000홍콩달러(한화 약 45만원)로는 물가가 비싼 홍콩에서 잠자리도 구할 수 없다고 난감해 하는 실정이다.
수용소밖으로의 자유로운 외출이 허용되지 않아 사실상 연금생활을 해온 난민들은 지난해 6월 오랜 라이벌 관계인 북부의 중국계 베트남 난민과 남쪽의 비중국계가 집단 난투극을 벌여 14명이 중상을 입는 등 최근 수년동안 수용소내 폭력사태로 홍콩당국이 골머리를 앓아왔다.
당초 보트피플을 따뜻이 받아들였던 동남아 국가들은 이들의 정착이 사회문제화되고 자국 노동자들과의 갈등관계까지 나타나자 1980년대 후반부터는 베트남으로의귀 국을 종용하거나 강제송환시키기도 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