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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냉장고 음식 믿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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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냉장고 음식 믿지마세요

입력
2000.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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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이른 무더위가 기승이다. 한낮의 높은 기온으로 음식물이 쉽게 부패하면서 각종 전염성 질환과 식중독 등이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엔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도 내려졌다. 야외활동이 늘어나 벌레에 물리는 경우도 잦다. 요즘과 같은 환절기에 주의해야할 질병에 대해 알아본다.식중독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에 오염된 음식을 먹거나 음식 자체의 독성 물질에 의해 설사, 복통, 구토 등을 일으키는 병. 비브리오 패혈증은 생선회, 굴, 낙지 등을 날 것으로 먹은 후 생긴다. 비브리오균은 민물과 바닷물이 합치는 곳에 많다. 이런 곳에서 잡은 생선을 날로 먹으면 식중독에 걸리기 쉽다.

짭짤한 젓갈도 함부로 먹어서는 안된다. 비브리오균은 높은 염분 농도에서도 오랫동안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간경변증이 있는 사람은 비브리오균에 쉽게 감염되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 균에 감염되면 몸에 물집이 생기고 온몸이 썩기 때문에 치사율이 40~50%나 된다.

바다장어나 오징어를 날로 먹은 후 급작스럽게 찾아오는 심한 복통이나 구토는 아니사키스라는 기생충이 원인. 명주실 모양의 기생충이 위장 벽을 파고 들어가 식중독을 일으킨다. 중국 요리를 포식한 후 머리가 아프고 얼굴이 달아오르며 구역질이 나는 경우도 있다. 중국 음식에 많이 들어가는 글루타메이트라는 조미료가 원인으로 작용한 ‘중국 레스토랑 증후군’이다.

집단 식중독의 가장 흔한 원인은 포도상구균에 오염된 음식을 먹고 생기는 경우. 이 균은 고기, 우유, 치즈, 아이스크림, 마요네즈와 같은 음식에서 잘 자라며 음식을 끓여도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물을 항상 끓여 먹고, 오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음식은 무조건 버려야 한다. 냉장고 안의 음식도 과신해선 안된다. 굴, 낙지, 조개 등을 날로 먹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무좀 초여름이면 그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던 무좀균이 활동을 시작한다. 무좀균은 곰팡이의 일종으로, 서서히 피부에 침투해 피부 맨 바깥층인 각질층에 기생한다. 축축하고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환경에서 잘 자란다. 사람의 피부에서 이런 조건을 가진 곳은 단연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 사타구니와 겨드랑이도 곰팡이가 좋아하는 서식처이다.

곰팡이를 퇴치하려면 위와 정반대의 조건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외출에서 돌아오면 발을 깨끗이 씻고 말려야 하며 양말이 젖으면 즉시 갈아 신어야 한다. 구두도 바람이 잘 통하는 것을 고르는 게 좋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틈틈이 신발을 벗고 발을 쉬게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최근 개발된 항생제는 부작용이 적고 곰팡이균을 죽이는 효과가 뛰어나다.

벌레에 물렸을 때 야외활동이 늘어나면 벌에 쏘여 쇼크사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꿀벌에 쏘이면 독액을 주사하는 침이 피부에 박혀 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피부에서 침과 독액주머니를 조심스럽게 제거해야 한다. 이 때 실수로 독액주머니를 누르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드물지만 과민반응이 올 수 있으므로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벌레에 물리거나 쏘인 후 전신에 피부 발진이 생기거나 호흡이 거칠어지고 입술이나 눈꺼풀이 부어오르며 가슴이 답답해지는 등의 증상이 있으면 과민반응일 가능성이 크다. 이 때는 호흡곤란과 혈압저하로 쇼크가 올 수 있는 만큼 신속히 치료해야 한다. 병원으로 후송할 때는 누운 자세에서 머리를 뒤로 젖혀 기도를 충분히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송인성·피부과 윤재일·응급의학과 이중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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