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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 아카데미, 조직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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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 아카데미, 조직 개편

입력
2000.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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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저희에게 부족했던 영성적, 복음적 신앙 부분을 보완해서 진보와 보수, 양쪽이 서로 접근하는 한국 개신교 일치운동에 미력하나마 일조하겠습니다.” 지난달 30일 기자들과 만난 김경재 신임 크리스찬 아카데미 원장의 첫 마디는 개신교계 교회갱신과 일치 운동에 대한 다짐이었다.1965년 창립 후 교회갱신, 종교간 대화, 그리고 사회참여에 앞장서며 민주주의와 교회개혁에 많은 영향력을 끼쳐왔던 크리스찬 아카데미는 이를테면 진보적 개신교계의 구심점이었다. 물론 그 뒤엔 강원용 목사라는 카리스마적 존재가 있었다. 굴곡의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며 종교, 정치, 경제, 사회 다방면의 문제를 다뤄왔던 이 곳은 그러나 한국사회 각 분야가 성숙해짐에 따라 보다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활동의 필요성에 직면하게 됐다.

때맞춰 아카데미는 지난달 초 재단 명칭을 ‘대화문화 아카데미’로 바꾸고, 그 아래 네 개의 기구를 두면서 대폭 조직을 개편했다. 아카데미의 35년 전통을 이어받아, 교회갱신과 종교간 협력에 집중할 ‘크리스찬 아카데미’, 사회 문화 분야의 사업을 담당하는 ‘대화문화네트워크’, 환경·생태 분야 연구단체 ‘바람과 물 연구소’, 시민사회운동을 지원하는 ‘NGO 지원단체(가칭)’로 재편성했다.

아울러 창립 때부터 아카데미를 이끌어왔던 강 목사는 명예이사장으로 추대되어 2선으로 물러나고, 대신 고범서 한림대 한림과학원 교수가 새 이사장에 취임했고, 크리스찬 아카데미 원장은 김경재 한신대 교수가 맡았다. 크리스찬 아카데미는 사회활동을 따로 떼어내면서 종교 본연의 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아카데미는 앞으로 종파를 초월한 소장 목회자들의 토론 모임인 ‘생명목회 콜로키움’, 성경을 비롯해 세계 종교 고전을 함께 읽어나가는 ‘성서강좌’ 등 다채로운 종교문화 이벤트 등을 통해 교회갱신의 길을 연다는 계획이다. 특히나 국내에 제대로 소개되고 있지 못한 제2 바티칸 공의회 정신과 세계교회협의회(WCC)의 동향 등 교회갱신의 세계적 추세도 적극 알려나갈 생각이다. 강 목사의 2선 퇴진와 전환기적 시대분위기로 인한 아카데미의 위상 축소 우려에 대해 김원장은 “시대가 변한 만큼 이전과 같은 역할을 바랄 수도, 바라지도 않는다. 작지만 내실있는 활동으로 종교화합의 작은 열매를 맺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답했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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