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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왕자 전설이 있는 日유적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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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왕자 전설이 있는 日유적서 발견

입력
2000.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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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고(兵庫)현 이즈시쵸(出石町)의 하카사(袴狹)유적에서 1989년에 출토된 4세기초의 판자에 대형선을 중심으로 한 15척의 선단 그림이 새겨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일본에서 대형 선단을 소재로 한 고대 회화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해에서 내륙으로 15㎞ 정도 떨어진 유적지 일대는 신라 왕자가 건너와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 지역이어서 고대 한일 교류사 해명에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또 당시 일본과 중국의 교역이 활발했다는 ‘위지 왜인전’(魏志 倭人傳)의 기록을 뒷받침하는 것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효고현 교육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그림은 가로 197.3㎝, 폭 16.1㎝, 두께 2㎝의 삼나무 판자의 한쪽면에 108㎝에 걸쳐 새겨져 있다. 중앙의 길이 37㎝의 대형선 1척을 둘러싼 듯한 모습으로 8.8-12.7㎝ 크기의 소형선 14척이 배치돼 있다. 배는 파도를 막기 위한 수판(竪板)과 양현의 현측재(舷側材)가 붙은 이른바 ‘준구조선(準構造船)인 것으로 보인다. 준구조선은 그동안 토기에 그려지거나 일부 실물이 출토되기도 했다.

이즈시쵸는 신라 왕자 ‘천일창(天日槍)’이 건너와 살았다는 전설과 관련 기록이 남아 있는 등 항해와 깊은 관련이 있는 지역으로 여겨져 왔다. 일본 신화시대의 이야기를 담은 ‘고지키’(古事記)는 아내를 따라 여러가지 보물을 갖고 바다를 건너 온 신라 왕자가 현재의 후쿠이(福井)현인 에치젠(越前) 등을 거쳐 이즈시초에 정착해 살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니혼쇼키’(日本書紀) 등의 다른 문헌에도 같은 기록이 남아 있다.

특히 하카사유적에서 약 600㎙ 떨어진 이즈시신사는 지금도 ‘천일창’을 신으로 모시고 있다. 또 이 지역을 포함한 효고현 북부의 다지마(但馬)라는 지명의 유래가 된 ‘다지마모리’(田道間守)는 그의 자손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전설이 서린 하카사유적에서는 연어나 상어 등 사실적인 선각화가 새겨진 상자형 목제품 등 바다와 관련된 유물이 잇달아 출토됐다. 이즈시 신사의 신보(神寶) 가운데는 선박의 항해용구 3점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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