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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천재' 이천수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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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천재' 이천수 뜬다

입력
2000.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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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스피드·넓은 시야 탁월 '대스타' 탄생한국축구도 이제 ‘10대 천재’를 갖게 됐다. 지난 28일과 30일 유고와의 평가전은 바로 이천수(19·고려대)의 천재성을 널리 알리는 무대였다.

1972년 메르데카컵에서 당시 19세였던 신예 차범근의 등장으로 한국축구가 떠들썩했던 것 처럼, 올해초 일본 청소년대회 우승으로 막 알려지기 시작한 이천수는 ‘하루 아침’에 대스타로 탄생했다.

한국축구에서 이천수만큼 급속히 주목받은 선수는 없다. 97년 고종수가 19세에 국가대표에 발탁되었을 때도 이천수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이천수의 천재성은 일본의 나카타 히데토시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나카타처럼 하루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기때문이다. 이달 초 아시안컵 예선과 유고전 등 국가대표로 치른 5경기서 그는 상상외의 발전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유고의 보스코프감독과 한국전력 탐색을 위해 내한한 중국의 밀루티노비치감독도 한결같이 이천수를 칭찬했다.

지고는 못배기는 승부근성

나카타와 견주어도 손색없어

스트라이커와 플레이메이커 두 자리를 완벽히 소화해 축구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입증했다. 총알처럼 빠져 들어가는 스피드와 드리블, 개인기와 슈팅력, 경기를 읽는 시야에 ‘겁없는 10대’의 대담성까지, 한 마디로 그의 플레이는 영악했다.

이천수는 생긴 것 부터 ‘영악하게’ 생겼다. 작은 키에 약간 치켜 올라선 눈매며 날카로운 입술선이 수비수들이 싫어할 얼굴이다. 보기만해도 승부근성이 묻어난다.

자신의 말로도 지고는 못배기는 성격으로 경기내용에 만족하지 못하면 잠도 설친다. 습관성 어깨탈골 등 웬만한 부상에도 끄떡하지 않는다.

못생긴(?) 이천수.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스타성이 없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은 이제 이천수의 천부적인 상품가치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한 스포츠용품사가 발빠르게 이천수를 CF 모델로 캐스팅한 것이다. 이제 그의 영악한 생김새는 귀여움의 대명사로 인식될 것이 분명하다.

이천수는 초등학교 3학년때 반대항 경기에서 눈에 띄어 부평초등 4학년때 정식으로 축구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버지 이준만(45)씨의 반대에 부딪혔다.

반장도 맡고 전과목 ‘수’를 받는 우등생 아들이 운동선수가 되는 걸 원치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보다‘장한 아들’이다. 늑막염으로 고생하는 이씨는 이천수로부터 30일 유고전 MVP 상품으로 받은 산삼을 선물받고 가슴짜릿한 감동을 느끼기도 했다.

이천수에겐 ‘19세의 꿈’이 있다. 올해 말이나 내년 해외에 진출, 세계축구무대를 누비는 것이다.“신체조건이 서양선수들에 뒤지기 때문에 발재간과 패싱능력으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는 이천수의 꿈은 2002년 월드컵서 16강을 노리는 ‘한국축구의 꿈’이다.

●신상명세

생년월일=1981년9월7일

체격=키168㎝ 몸무게 62㎏

출신교=부평초등 부평동중 부평고 고려대 1년

100㎙=12초F

A매치 성적=5경기 2골

가족관계=아버지 이준만(45)씨 어머니 박희야(43)씨 사이의 2남중 차남

김정호기자

azure@hk.co.kr

■[허정무 감독] "한마디로 만점짜리"

한마디로 만점짜리 선수이다. 정확한 패싱력, 스피드와 돌파력, 넓은 시야 등 단점을 별로 발견할 수 없다. 승부근성에다 성실성 등 태도까지 훌륭하다.

코칭스태프 주문을 120% 소화해낸다. 상대선수들의 진을 빼는 지능적인 플레이에도 능하다. 체격이 작은 게 유일한 핸디캡이다. 하지만 재치있고 빠른 돌파력은 작은 몸집 덕분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이상철 KBS해설위원] "성장속도 엄청 빠르다"

△이상철 KBS해설위원(울산대 감독)=이천수는 성장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개인기량도 중요하지만 성격 자체가 긍정적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근성이나 드리블 능력이 마치 허정무감독의 현역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허감독도 자기 스타일에 맞는 선수를 찾은 듯하다. 앞으로 좀더 세밀한 개인기와 골 결정력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축구인들이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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