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상표를 어찌하리오"30일 방송위는 MBC ‘세친구’에 상표노출에 대한 제재로 예외적인 중징계인 ‘시청자에 대한 사과방송’을 명령했다.
보통 간접광고에 대한 제재는 주의나 경고 정도이고, 사과방송 명령은 선거시의 편파방송이나 선정성·폭력성이 심각할 경우에만 내려진다.
이에 대해 방송위 관계자는 “특정상표의 노출이 ‘반복적’이고‘의도적’이라는 심의실의 평가가 있었다”고 밝혔다.
‘세친구’의 송창의 책임프로듀서는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를 통하면 몰라도 출연자들이 개인 코디네이터를 통해 의상을 협찬 받으면 일률적으로 통제할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송PD는 “비슷한 스타일을 자주 입긴 했어도 그렇게까지 두드러질 줄은 몰랐다. 앞으로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각 방송사는 이런 외부제재를 받기 전에 자체적으로 심의를 하여 문제가 될 부분을 수정한다.
대표적인 방법이 모자이크. 하지만 출연자 움직임도 제대로 따라잡지 못하는 모자이크는 눈에 거슬릴 뿐더러 오히려 궁금증을 유발하여 톡톡히‘광고’역할을 한다.
고심 끝에 나온 방법 중 하나가 이름표. KBS ‘수퍼TV 일요일은 즐거워’는 운동복의 협찬업체 로고 부분에 출연자들의 이름표를 달아 상표를 가렸다.
상반신의 로고를 부각시키지 않으려 일부러 풀샷을 잡기도 한다.
하지만 ‘상표 가리기’는 어쩌면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다. 일부 연예인들은 협찬료와 자신이 전속을 맡은 기업의 계열사 의상을 입지 않으면 출연을 거부하기도 한다.
옷을 입지 못하게 하면 뱃지라도 달고, 일부 출연자는 소매에 로고가 붙은 의상을 입고 나와 갑자기 팔을 쳐드는 등 ‘잔꾀’를 부리기도 한다.
심의실의 한 관계자는 “연예인들은 이미 그 자체가 움직이는 상표”라며 “가뜩이나 몸값이 높아져 섭외도 어려운 마당에 입는 옷까지 간섭하기가 여의치 않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방송위의 부릅뜬 눈과 시청자들의 예민한 시선 앞에서 어떻게든 ‘가릴 것은 가려야’하는게 방송사의 입장. 연예인의 부가가치가 높아질수록 방송사와 연예인의 머리싸움은 치열해진다.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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