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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노사문제 '윈-윈전략'으로 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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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노사문제 '윈-윈전략'으로 풀어라

입력
2000.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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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초하루, 새달을 시작하는 첫날이지만 집을 나서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금융시장 등 경제상황의 불확실성 문제로 국민들이 염려하고 있는데 노동계의 파업이 어제부터 강행되고 있기 때문이다.돌이켜 보면 지난 2년반 동안 우리 모두는 IMF 위기극복을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며 한마음으로 합심노력해 왔다. 우리 경제가 외환위기 국가들 중에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근로자·경영자 등 각 경제주체가 스스로 자기 몫을 희생하고 양보하는 고통분담의 자세를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1998년 1월 설치된 노사정위원회는 그동안 노사문제를 사회적 연대의식의 토대위에서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해결하는 모범을 보여줌으로써 경제위기 극복에 커다란 기여를 해왔다

과거와 같이 노사가 서로 자기 주장만 관철하며 대립하기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며 상호 윈윈(win-win) 전략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한 것으로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노동3권의 실질적 보장, 생산적 복지 구현 등에 많은 노력과 성과가 있었지만, 최근 몇가지 문제로 노사가 서로 평행선을 긋고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아 노사정위원회 정부측 위원이자 과거 노동행정의 책임을 맡았던 사람으로서 몇가지 소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최근 노사간 가장 큰 현안으로 떠오른 근로시간 단축 문제는 기본적으로 경제발전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하는 방법과 절차에 달려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제 근로시간을 어떻게 줄여나가느냐 하는 것이다. 직장과 업종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일하는 방식을 바꾸면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얼마든지 근로시간을 줄일수 있다. 직원들간에 목표의식을 분명히 하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면 시간도 줄이고 업무효율도 더 높일 수 있으며, 또한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더 열심히 일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노·사가 생각을 바꾸면 해결할 길은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 어느 한쪽에서 힘으로 쟁취하려 하거나 일방적으로 양보를 하라는 식의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

경영계는 근로자의 능력개발, 동기부여, 성과에 상응하는 보상제도 등 업무효율 제고에 노력해야 한다. 작업구조개선, 경영전략의 혁신 등 경쟁력 확보노력과 함께 단순 기능인력을 지식과 정보로 무장한 다기능공·신지식 기술자로, 단순사무직 종사자는 지식사무직 인력으로 양성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노동계는‘일하는 방식’을 보다 효율적으로 바꾸고 근로윤리(work ethics)를 재정립하여 종전보다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늘어난 여가를 최대한 활용하여 자기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정부는 노사간의 이러한 노력을 어떻게 지원하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 계획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일본은 근로시간 단축문제를 중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하였다. 경영자들은 근로시간 단축 예정계획에 맞춰 단계적인 경영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였고, 노동조합도 회사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 생산성 향상 노력을 기울이며 경쟁력 강화 방안을 내 놓았다.

우리 다시 한번 차분히 생각해 보자.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먼저 생각을 바꾸자. 그리고 노·사가 서로 상생하는 방안을 찾는데 머리를 맞대자. 그러면 길이 보일 것이다. 그 길만이 기업도 살고, 근로자도 사는 길이다.

지금 노·사가 투쟁과 대립으로 주춤거린다면 지난 2년여 동안 쌓아온 신뢰와 상생의 관계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시계추를 거꾸로 돌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진 념·기획예산처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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