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31일 지배구조개선 및 유동성대책을 발표하면서 “정 명예회장과 몽구·몽헌회장이 함께 퇴진한다”고 밝히자 금융시장은 물론 현대 내부에서도 깜짝 놀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그동안 정부가 ‘명예회장의 퇴진’을 강력히 요구해오다 현대의 반발에 부닥치자 최근에는 아예 정부 고위 관료들조차 “정 명예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발을 빼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측근들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은 최근 현대의 경영난 원인을 ‘형제간 경영권 다툼’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만일 자신만 퇴진한다면 또다시 형제간 다툼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아들과의 동반퇴진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정명예회장은 이날 오후 계동 사옥에서 두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직접 자신과 2세들의 퇴진 방침을 확인했다.
정몽구회장은 ‘발표 내용을 수긍하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약간 끄덕였으나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으며 정몽헌회장은 ‘공식 입장을 다시 밝힐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내일 오전쯤 공식발표가 있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_정몽구회장이 퇴진 결정에 승복했나.
“당연하지. 현대에는 전문경영인만 있다. 각사별 전문경영인 체제로 간다.”
_경영에서 완전히 퇴진하나.
“나는 이제 뒤에 앉아서 (주주로서) 감독, 관리만 한다.”
_(정몽헌 회장에게)공식입장을 발표하나.
(몽헌회장)“내일 발표할 것이다. 나는 (이제)기자회견할 사람도 아니다.”
_(정몽구 회장에게) 퇴진발표를 받아들이나.
(몽구회장)“죄송합니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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