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으로 채권단에 각종 지원을 받고 있는 미주그룹 박상희(朴相熙) 회장이 모교인 건국대에 학교발전기금 20억원을 기부하기로 약속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채권단 등으로부터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30일 건국대에 따르면 이 학교 행정학과 1971년도 입학생인 박회장은 15일 건국대 개교기념일을 맞아 열린 ‘새천년 기념관 준공기념 건국발전 후원의 밤’ 행사에 팩스를 통해 20억원 기부 약정서를 보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회장이 운영하는 미주그룹은 핵심기업인 미주실업 등 3개사가 경영난으로 지난해 5월 워크아웃된 뒤 채권단으로부터 원금상환 유예, 금리완화, 출자전환, 신규자금 지원 등 각종 혜택을 받고 있는 상태다.
S은행 등 채권단 관계자들은 “모교를 위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회사 정상화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경영자라면 한푼의 여유자금이라도 회사를 위해 써야하는 것 아니냐”며 수긍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미주그룹 관계자는 “모교에서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은 박회장이 회사 사정이 좋아지면 나중에 조금씩 나눠내겠다는 뜻이었는데 와전된 것같다”고 말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송기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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