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제의 최종 해법을 찾기 위해 정부및 채권단, 현대측은 30일에도 공식및 비공식 채널을 총동원, 이견해소에 나서는 등 숨가쁜 행보를 보였다.주채권은행인 외환은 김경림(金璟林)행장과 현대그룹 김재수(金在洙)구조조정위원장은 이날 조찬모임을 가진데 이어 양측 실무협상팀이 회동, 현대가 31일 내놓을 자구계획내용및 수위를 놓고 밀고 당기는 막판 의견조율을 벌였다.
이용근(李容根)금감위원장도 실무협상에 참여하는 서근우(徐槿宇) 금감위 제2심의관으로부터 수시보고를 받고, 현대측에 비주력 계열사 매각등 강도높은 자구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자구계획안의 환금성 여부
최대쟁점 김행장과 김위원장의 회동에서 최대쟁점으로 부상한 것은 현대 자구계획안의 환금성(換金性)여부. 김행장은 현대측 유동성 확보대책은 평가할만하지만 서산농장(3,100만평규모)의 활용방안과 올해 투자계획(6조5,000억원)을 4조3,000억원으로 줄여 2조2,000억원의 현금을 추가 확보한다는 내용은 실현가능성이 불투명하다면서 ‘손에 잡히는’확실한 카드를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그는 현대건설이 보유한 중공업 자동차 전자 상선등 그룹계열사 보유주식(시가 3,400억원)과 한불종합금융, 한국종합기술금융 등 비계열사 투자 유가증권을 담보로 제공해야 신규자금지원도 가능하다며 현대측을 압박해 양측간 한때 고성이 오가는 등 격앙된 분위기를 연출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위원장은 이같은 제의에 잠시 회담장을 떠나 정몽헌(鄭夢憲)회장 등 그룹수뇌진과 전화연락등을 통해 외환은행측의 요구에 대한 수용여부를 숙의한 끝에 마침내 O.K.사인을 보냈다.
정부가 현대의 아킬레스건인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과 이익치(李益治)증권회장 등 특정경영인의 퇴진문제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으로 선회한 것도 양측간 원만한 협상타결에 일조했다. 정부의 유화적 입장선회는 남북정상회담등 국가대사를 앞두고 현대사태로 경제가 불안해져서는 안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 유동성위기 일단락 기대
현대측은 외환은행측과의 막판 의견조율에 성공하자 모처럼 고무된 분위기. 현대 구조조정본부관계자는 “채권단과의 자구계획안 합의로 그룹유동성 및 신뢰도 위기를 회복할 수 있는 중대한 전기를 마련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특히 종합주가지수가 35포인트이상 폭등장세를 보이고, 그룹계열사 주가를 알리는 증권사 시황판도 온통 빨간불로 칠해지자 “용궁갔다 왔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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